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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전-고구려]유물·벽화 시사회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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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본사, SBS가 함께 주최하는 '특별기획전 고구려!-평양에서 온 고분벽화와 유물'전 개막을 이틀 앞둔 4일 유물·벽화 시사회가 열렸다. 민화협은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시사에서 '고구려!'전이 성사되기까지의 순탄치 않았던 과정, 전시의 의미 등을 설명했다.

이어 공동 전시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경대 서길수 교수와 선문대 이형구 교수가 각각 이번에 전시되는 고구려 유물과 고분벽화의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유물 설명을 맡은 서교수는 "영강 7년명 금동광배 등 북한의 국보 문화재 4점에 관심이 집중되다시피 하고 있지만 나머지 진품 유물 26점도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유물들"이라고 밝혔다.

서교수는 "북한이 평양시 내성구역 안악동에서 발굴했다고 밝혀 온 불경책 조각은 식물성 섬유질 종이 위에 금으로 글자를 쓴 진귀한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석가모니·사바·보리·경명묘법 등의 글자로 미루어 '묘법연화경'으로 추정되고, 무엇보다 고구려 시대의 섬유질 종이가 아직까지 보존된 점, 자칫 훼손되기 쉬운 약한 상태의 유물을 북한이 선뜻 내려보낸 점이 놀랍다"는 것이다.

서교수는 "강원도 철령 집터에서 발견된 3세기 청동 기마상과 철제 기마 모형 등은 등자·안장 등 마구 장식 일식(一式)을 갖춰 고구려 마구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평안남도 평성시 지경동 무덤에서 나온 마구들도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섬세한 유물들이고 대성산 소문봉에서 나온 높이 19㎝, 직경 21㎝의 질그릇 단지는 단지 아래편에 유약이 남아 있어 가치가 높다"고 덧붙였다. 평양시 평천구역에서 나온 인동무늬 벽돌·곱새막새·수막새·안막새·귀면판 등도 전시품목에 들어 있다.

이교수는 이번 유물전을 위해 일본에서 건너 온 61점의 고구려 벽화 모사품 중 진파리 1호분의 소나무 그림, 안악 2호분의 비천도, 수산리 무덤의 교예도 등 6점의 가치를 설명했다.

모사품 61점은 1985년 고구려 유물의 일본 순회전시를 위해 당시 일본 조선대의 김한문 교수가 북한의 일급 화가들과 함께 고분 안에 들어가 현장에서 화선지에 직접 베낀 '작품'들이다. 이교수는 "때문에 비록 모사품이지만 실물과 차이가 거의 없는 예술품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교수는 고구려의 높은 회화수준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진파리 소나무 벽화를 꼽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를 선과 색을 훌륭히 배합해 사실적으로 묘사했고 소나무 줄기마다 풍성한 솔잎들을 세밀하게 표현해 같은 시기 나무 그림들 가운데 돋보이는 걸작"이라는 것이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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