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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내가 쏜다 멀티휴대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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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나는 이동전화가 아닙니다. 그냥 준(June)이라 불러주세요." "세상을 움직이는 힘-핌(Fimm)." 이동통신업체간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KTF가 지난 5월 '핌'을 선보인 데 이어 SK텔레콤은 한달이 넘는 티저 광고를 거쳐 지난달 말 '준'을 내놓았다. LG텔레콤도 기존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SK텔레콤의 이석환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지금까지 이통시장이 2세대, 3세대 등 네트워크(망)기술 중심의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누가 고급 콘텐츠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준은 뭐고 핌은 뭐야=준과 핌은 모두 1초당 최고 2.4Mbps의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인 'CDMA2000 1x EV-DO'(★) 기술 기반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다. 휴대전화를 통해 음성뿐 아니라 주문형 음악·영화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의 통합 브랜드로 보면 된다.

SK텔레콤이 부드러운 발음과 쉽게 부를 수 있는 친구 같은 느낌의 '준'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면, KTF는 '빠르게 날아가는 소리'를 표현하는 의성어이자 '첫번째 모바일 멀티미디어(First In Mobile Multimedia)의 약자인 '핌'으로 속도와 첨단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 관계자는 "준이나 핌처럼 멀티 서비스의 통합 브랜드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모바일방송 '마이 TV'등을 통해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2004년 초에는 EV-DO보다 한발 앞선 EV-DV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떤 콘텐츠 있나=이통업체들이 제공하는 모바일 콘텐츠는 영화에서 스포츠까지 다양하다. 특히 SK텔레콤은 준을 내놓으며 연예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제휴, 남성 4인조 신인그룹 '노을'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건달과 달걀''마이굿 파트너''프로젝트X' 등 3편의 모바일 영화를 직접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준'은 영화·음악·방송 7개 채널에서 뮤직비디오·애니메이션·뉴스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KTF도 핌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개그콘서트''섹션통신TV연예''야인시대'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대표적 프로그램 제공을 가장 큰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음악·뉴스·영화·스포츠 등의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텔레콤은 뉴스·스포츠·음악·여성·증권 등 10개 채널로 구성된 '마이TV' 콘텐츠를 보다 강화하고, 앞으로 e-카드와 동영상만화·교통정보 등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아직은 이용료 비싸고 부족한 점 많아=준·핌 같은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이용가격·화질 등에 있어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우선 요금이 비싸다. 준의 경우 데이터 이용료가 표준 요금을 기준으로 1패킷(5백12바이트)당 1.3원이어서 1분짜리 모바일 영화를 볼 경우 데이터 전송에 3천원 정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영화이용료(7백원 내외)는 별도다. KTF의 이용료도 1패킷당 1.3원으로 SK텔레콤과 비슷하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심야 예약 다운로드를 이용하면 5분의1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F도 "일곱 종류의 요금제를 자신에 맞춰 활용하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도 부족하다. KTF가 LG전자 KH-5000 등 3개 기종, SK텔레콤이 삼성 SCH-V300 등 1개 기종뿐이다. 가격도 60만∼80만원선이다.

양사의 EV-DO 기반 서비스 가입자는 현재 KTF가 4만명, SKT텔레콤이 3만명 수준이다. 연말까지는 20만∼25명으로 각각 늘릴 계획이지만 이용자 확대에 앞서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CDMA2000 1X EV-DO는 고속·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사용되는 무선접속 기술을 말해요. EV-DO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초당 2.4Mbps로, 1X의 최고 144Kbps보다 훨씬 빨라요. 무선통신서비스에 대해 2세대, 3세대(3G)라는 말이 있는데 화상통신·무선인터넷 등이 가능한 것을 3세대라고 해요. CDMA2000 1X, EV-DO 등도 3세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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