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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홍보 + 박리다매 = 수직 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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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올해 1분기 국내 노트북PC 시장 점유율 1.7%, 2분기 4.7%, 3분기 7.1%….

올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도시바코리아의 실적은 이렇게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도시바코리아의 초대 사장으로 선임돼 1년을 보낸 차인덕(45·사진)사장은 "운이 좋았다"며 겸손하게 얘기하지만, 주변에선 "도시바의 경영전략이 대단히 공격적"이라고 말한다.

그가 사장으로 취임한 때는 지난해 11월 말. 도시바 제품이 출시된 것은 올해 2월 말. 차사장은 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광고부터 시작했다.

"중요한 건 브랜드 이미지였어요. 먼저 투자부터 하자는 쪽으로 전략을 짰습니다."

이렇게 브랜드를 알린 뒤 제품 가격은 비교적 싸게 매겼다. 국내 제품보다 비쌌지만 경쟁하는 외국기업 PC보다는 10% 이상 쌌다. 전형적인 박리다매(薄利多賣) 정책이었다. 여기에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 덕을 톡톡히 봤다.

"월드컵 열기가 확산되면서 도시바 제품이 팔려나가는 속도도 빨라졌죠."

지난 9월까지 판매대수는 총 1만4천여대. 당초 예상보다 30% 이상 많다. 이 같은 성과는 그의 경력을 보면 충분히 짐작이 간다. 차사장은 미국에서 MBA(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에서 시티뱅크·디지털이큅먼트·컴팩코리아를 거쳤다. 대부분을 영업·마케팅 부서에서 일했다. 특히 컴팩코리아에서는 e커머스 사업본부장을 맡아 외국 기업으로서는 처음 노트북PC를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내 성공했다. 사원들에 대한 동기부여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이익을 같이 나누고 목표를 달성한 부서·직원에게는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했지요."

그는 매주 한 차례 서점에 가서 3∼4권의 책을 사서 읽는 책벌레로 유명하다. 직원들에게도 이 같은 자기계발을 요구한다.

차사장은 "이제 한국 시장에서 도시바의 존재가 인정받는 것 같다"며 "내년부터는 액정화면(LCD)프로젝터·디지털카메라·DVD플레이어 등 디지털가전 분야 신제품도 국내에 출시해 시너지 효과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yoo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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