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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카드 회원들도 철저히 신용 따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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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롯데카드의 등장에 카드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5백만명이 넘는 롯데백화점카드 회원과 롯데 계열사의 고객이 롯데카드에 합쳐질 때 나타날 파괴력 때문이다.

3일 롯데카드 주주총회에 앞서 서울 한남동 단국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난 오무영(61·사진) 롯데카드 초대 사장은 "롯데백화점 등 계열사의 기존 고객을 카드 회원으로 적극 유치하면서 동시에 소비자와 정부, 업계로부터 '지탄받지 않는, 품격있는 카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신인 동양카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吳사장은 재무부 은행과장 등을 거쳐 1992년부터 6년간 BC카드 사장을 지냈다. 카드 관련 연구로 경제학 박사 학위(성균관대)를 받은 뒤 지난해 가을 학기부터 단국대 신용카드학과에서 강의해왔다.

그는 "카드산업은 전산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전산장치 산업인 만큼 가장 먼저 전산 투자에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吳사장은 또 "롯데 계열사의 기존 고객을 롯데카드 고객으로 '신규 가입'시키더라도 그동안의 거래 내역과 신용도 등을 따지도록 할 것이기 때문에 마구잡이식 발급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롯데가 인수한 동양카드는 연회비는 비싸면서 가맹점 수는 적어 회원들이 불편했다"고 지적해 앞으로 연회비 인하와 가맹점 확대 방침을 시사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유통업계 강자인 롯데그룹의 카드산업 진출에 따라 과거 LG·삼성카드의 진입 때처럼 과당 출혈경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않다. 이에 대해 吳사장은 "제살 깎아먹기식의 경쟁은 더 이상 안된다"고 못박고 "최근처럼 퍼주기식 과당경쟁을 계속하면 망하거나 구조조정당하는 카드사도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현금서비스에 대해 "롯데가 인수한 동양카드의 현금서비스 비중은 금감위 권고 기준(50% 이하)보다 낮아 아직 여유가 있다"면서도 "정부 규제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현금서비스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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