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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백화점아, 바쁜데 네가 올래? 대답은 넷(NET)! 집에서 장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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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싱싱한 야채·과일, 무거운 쌀과 생수까지 클릭만 하면 집으로 한꺼번에 배달해주는 인터넷 수퍼가 인기다. 인터넷 수퍼란 시장에 가는 대신 컴퓨터 앞에 앉아 장을 보는 것이다. 인터넷 수퍼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회원으로 가입한 뒤 사고 싶은 물건을 고르고 주문을 하면 몇 시간만에 집까지 배달을 해준다. 막히는 길을 달려갈 필요도 없고,추운 날 무거운 짐을 들고 낑낑거리지 않아도 된다. 시장이나 수퍼를 둘러보자면 한 시간씩 걸리는 장보기를 길어야 10분이면 끝낼 수 있다는 점도 인터넷 수퍼의 매력이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형 수퍼와 할인점·백화점 등이 매장 주변 지역의 주민들에게 인터넷 수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중 규모가 크고 이용률도 높은 다섯 개 인터넷 수퍼(표참조)를 골라 살림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주부인 김혜영·박완정·조전순씨가 직접 장보기를 해봤다. 주부 입장에서 꼼꼼히 짚어본 '인터넷 수퍼 체험기'를 정리·소개한다.

★품질 괜찮지만 직접 보고 사는 것만은 못하다=전국 어디서 누가 사더라도 품질이 똑같은 라면이나 과자는 별 상관이 없다. 하지만 고기나 생선,야채나 과일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아무리 백화점 직원이 정성껏 골라준다지만 주부가 숙련된 손끝과 눈썰미로 고른 물건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예컨대 주부가 귤 1㎏을 수퍼에서 산다면 하나하나 적당히 물렁물렁한지 만져보고 고를 테지만 인터넷 수퍼에서 직원이 담아온 귤 중엔 딱딱한 것이 섞여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인터넷 수퍼에서 산 상품의 기본적인 품질은 좋은 편이라고 이들 주부는 입을 모았다. 대형업체다 보니 소비자의 신뢰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하나로마트의 경우 고구마 한 상자를 주문했더니 직원이 전화를 걸어와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배달해드릴 수 없다. 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품질이 나쁜 물건을 그대로 배달한 것보다 훨씬 믿음이 갔다는 평이다.

★오프라인 수퍼의 물건을 다 파는 것은 아니다=인터넷 수퍼에서 모든 물건을 다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전자상거래 관련법에 따라 맥주·소주 등 술은 일절 팔지 않는다. 또 살아있는 생선이나 현장에서 즉석 조리해서 파는 식품류도 배달이 되지 않는다. 예컨대 규격화된 포장 안에 든 두부는 팔지만 현장에서 만들어 파는 손두부는 인터넷에선 안 파는 식이다.

상품의 가짓 수는 아무래도 적은 편이다. 수퍼에서 취급하는 물건이 워낙 많다보니 손님들이 많이 찾는 물건 위주로 인터넷 수퍼에 올린다. 삼성플라자 인터넷 식품관의 경우 아이스크림 중에선 하겐다스 브랜드만, 고기도 수입육보다는 한우 위주로만 취급한다.

이로 인한 고객의 불편을 덜기 위해 이들 인터넷 수퍼는 부가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e-현대나 신세계 인터넷 식품관의 경우 주문할 때 뜨는 메모장 부분에 '○○을 사고싶다'고 써 넣으면 인터넷 수퍼의 상품 목록에 없더라도 가져다준다. LG수퍼의 경우엔 '없는 상품 요청 코너'가 있어서 인터넷에서 살 수 없는 물건을 신청하면 3일 이내에 물건을 들여놓거나 들여놓을 수 없다면 그 이유를 손님에게 알려준다. 또 술이나 현장 조리식품 등 인터넷으로 살 수 없는 물건은 전화로 별도 주문하면 함께 배달해주기도 한다.

★물건 값이 특별히 싸진 않다='인터넷 쇼핑몰의 물건은 싸다'는 식의 고정관념이 인터넷 수퍼에선 통하지 않는다. 예컨대 삼성플라자의 수퍼에서 한 봉지에 3백90원짜리 새우깡은 인터넷 수퍼에서도 그대로 3백90원에 팔린다. 사실 3만원 이상 살 때 무료로 배송해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일인지 모르겠다. 일반 수퍼에선 '반짝세일''특가할인' 등 다양한 할인행사를 하지만 인터넷 수퍼에선 이런 행사도 많지 않은 편이다. 유독 LG수퍼가 1백원어치 살 때마다 1점씩 마일리지를 적립해 1천점이 모이면 1천원짜리 물건을 살 수 있게 해준다. 또 매주 금요일과 토·일요일엔 주말 세일, 매달 두번째 금요일부터 그 다음주 화요일까지는 정기 세일,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전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농·축·수산물 20% 세일을 하는 등 할인행사도 다양한 편이다.

★상품 검색이 다소 불편하다=인터넷 수퍼에서 원하는 물건을 찾는 게 쉽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e-현대 사이트에서 상품 검색창에 '오이'를 치면 오이 대신 멸치와 굴비세트 목록이 뜬다. 검색 기능이 다소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신세계 인터넷 식품관에서도 '계란'을 치면 상품이 없다고 나온다. 계란의 구체적인 브랜드를 쳐 넣거나 아니면 농산물→건과/계란식으로 상품의 카테고리 분류를 일일이 찾아가야 한다.

★작은 단위로도 살 수 있다=인터넷 수퍼 하면 큰 단위로만 물건을 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매장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무 한 개, 양배추 반 쪽씩도 판다. 오이나 당근은 대개 두세 개씩 묶어서 봉지로 팔고 배추·열무는 한 단씩 판다.

★휴일에 주문하면 당일 배송이 안된다=인터넷 수퍼의 장점은 3백65일 24시간 내내 열려있다는 점이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언제든 주문하면 된다. 다만 백화점 휴일이나 명절 등에 주문을 할 경우 그 날이 아니라 다음 날 배달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직원들은 친절하다=원하는 물건이 품절되는 등 문제가 생길 때 이를 알려주거나 배달 시간을 안내하는 직원들의 태도는 하나같이 친절했다. 물건에 하자가 있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반품이나 환불도 시원시원하게 해주는 편이다. 반품이나 환불 요청은 물건을 받은 뒤 20일 이내에 인터넷 수퍼에 전화 또는 e-메일로 하면 된다.

Good

▶ 시간을 아낄 수 있다

▶ 교통비가 들지 않는다

▶ 무거운 짐을 들 필요가 없다

▶ 충동구매의 위험이 적다

Bad

▶ 직접 보고 고를 수 없다

▶ 없는 물건이 종종 있다

▶ 검색이 불편하다

▶ 할인행사가 많지 않다

글=신예리, 사진=오종택 기자

shi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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