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살 빼려면 식탁 위 '과녁 분산 식사법'

중앙일보

입력

헬스코치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많은 다이어터들이 사용하는 가장 손쉬운 다이어트 방법 중의 하나가 원푸드 다이어트이다. 비만상담을 하러 오는 많은 여성들의 영양 평가지에는 아침은 닭가슴살, 점심은 고구마, 저녁은 바나나, 기타 간식으로는 단백질, 방울토마토 등의 단촐한 메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얼마 전 찾아온 김다해양은 체중감량후 1달이 지나자, 체중감량은 고사하고 오히려 식탐이 너무 강해져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기도 버겁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양의 영양평가를 해보았다.

[김양의 영양 평가지]
아침-미숫가루 한잔 또는 아침 스낵종류
점심-밥
저녁-고구마1개, 방울토마토 10개, 단백질 50g에 우유 100ml을 타서 먹음.

그녀는 체성분 분석에서 근육량이 평균이하로 나왔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녁만 되면 폭식하고픈 욕구가 물밀 듯이 밀려온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이어트는 100% 실패한다고 볼수 있다.

사격에서는 영점사격이 필요하지만 식사는 정반대

사격을 하러 가면 본 사격 전에 영점사격이란 것을 한다. 처음 잡은 총을 자신의 몸에 맞추기 위해 초점을 찾는 예비 사격이다. 영점사격을 할 때, 점수는 비록 낮아도 교관의 칭찬을 듣는 과녁지가 있다. 탄착점이 한 부분으로 몰린 과녁지다. 이렇게 일정한 지점에 지속적으로 탄환을 보내는 사격수는 나중에 영점을 교정하기가 무척 쉽다. 총의 조정장치로 몰린 부위를 한가운데로 옮겨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정반대로 우리들의 식탁에서 한두 가지 음식에 초점이 맞추어진다면 참으로 곤란하다. 편식의 결정적 증거이기 때문이다. 식탁에 앉을 때마다, 밥상을 맞이할 때마다 자신의 젓가락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신경 써라. 최대한 넓고 분산된 범위로 젓가락이 움직이도록 조종하라.

주메뉴는 밥이나 국, 고기 반찬, 생선 반찬과 같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함유한 음식이 대부분이다. 이 몇 가지 주메뉴에만 젓가락이 가면 나물이나 채소 반찬에 풍부한 미네랄이나 필수영양소를 놓치기 십상이다. 또 입맛 훈련을 할 때는 절식을 하다 보니 줄어든 양 탓에 총섭취량을 의식해 좋아하는 메뉴 한 가지만 집중적으로 먹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다 보면 영양 불균형이 생기고 이는 더 강한 식탐으로 이어지고 만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평소 잘 먹지 않던 반찬들을 더 많이 집어먹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식탁 위의 과녁 분산 식사법’이다.

골고루 먹으면서 살빼는 방법

김양에게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렸다. 살을 빼기 위해서는 오히려 제대로 먹어야 한다고 하니 김양은 고개를 갸우뚱하였지만 꾸준히 실천하였고, 1주일이 지나자 체중계 저울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하나, 하루 세끼의 두끼 이상은 한식으로 배치하라. 한식은 섬유질,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등이 조화롭게 배치된 전형적인 균형식이다.
둘, 밥상위에 올라온 모든 반찬들에 한번은 젓가락이 가도록 하라. 싫어하는 음식에는 결국에는 자신이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들로 채워져 있다.
셋, 너무 무리한 체중감량목표를 세우지 말라. 체중감량목표가 무리하면 결국은 원푸드 다이어트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넷, 다이어트 초기에는 섬유질 비율을 높게 하라. 의외로 섬유질은 포만감을 주면서도 영양소가 풍부하다.
다섯, 단백질은 근육량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하루 일정량은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식물성 단백질은 콩이나 두부, 동물성 단백질은 계란이나 생선등에 풍부하다.
여섯, 적절한 탄수화물은 머리의 폭식욕구를 막는데 필수적이다. 단맛이 부족하면 사람들은 느닷없는 과식욕구에 시달리게 된다.
일곱, 한달에 자기 체중의 5%이상을 감량할 목적이라면 예방적으로 종합비타민제를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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