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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여중생 추모 삼베 천 달기 확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여중생 두 명을 무한궤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미군 병사 두 명이 무죄평결을 받고 미국으로 출국하자 반미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삼베 천 달기 운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교사·문인 들도 항의 운동에 동참키로 했다.

◇삼베 천 달기 운동=지난 27일부터 네티즌들이 "희생 여중생을 기리기 위해 검은 리본을 달자"며 인터넷 메신저에서 자신의 대화명 앞에 검은 리본(▶◀) 모양의 기호를 달기 시작했다.

이후 일부 네티즌들이 "검은색은 조의(弔意)를 표하는 서양식이며 우리 전통은 흰색"이라고 주장하면서 흰 리본(▷◁)달기로 바뀌었다가 서양식 '리본'대신 삼베 천을 나타내는 ' '로 바꿔달기가 확산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무죄 평결이 내려진 지난 22일 이후 이번 사건과 관련된 카페가 20여개 신설되는 등 모두 5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1백만명 이상의 메신저 사용자들이 추모의 삼베 천을 단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교사들 SOFA 수업=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8일 미군 무한궤도 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성 등을 학생들에게 알리는 수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 이경희 대변인은 "담임교사는 조회나 종례시간을 통해, 과목담당 교사는 수업시간의 일부를 이용해 SOFA의 불평등성을 알리는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인들 성명=고은·신경림·황석영씨 등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 소속 문인 1천52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희대의 재판사기극이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자행됐다"면서 "미군범죄 무죄평결 사건이 정당하게 해결될 때까지 전 국민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생 사법처리=경기도 의정부경찰서는 지난 26일 경기도 의정부시 캠프 레드 클라우드의 철조망을 끊고 미군부대 안으로 진입, 30여분 동안 시위를 벌인 혐의(군사시설보호법 위반)로 盧모(20·대학2)·崔모(22·여·대학1)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李모(30·민주노동당 당원)씨 등 4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전익진·정현목·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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