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대선후보등록유세전본격화]"정권교체로 나라 개조" 서울 → 울산 → 부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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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늘은 부패정권 심판, 나라다운 나라 건설을 위한 위대한 출정식을 하는 날입니다. "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27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대선 출정식을 했다. 그는 이번 대선을 급진부패세력 대 중도개혁세력 간 대결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 나라를 세우기엔 백년도 부족하지만 무너뜨리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다"며 "아무리 포장해도 민주당 후보는 부패정권의 2세다"고 비판했다. 그는 단일화 파장을 의식한 듯, "지난 4월 이상한 바람이 불어 우리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쳤을 때 '아직 배가 12척이나 남아있고, 이순신은 죽지 않았다'는 충무공의 장계를 인용했었다"며 "지금도 그때와 똑같은 심정이다. 모든 것을 정권교체의 성스러운 재단에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李후보는 내·외신 기자회견을 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급진세력으로 규정한 근거는.

"민주당 경선 때부터 많은 사람이 말한 것 아니냐. 안정적·합리적 개혁보다 쫓기는 듯한 급진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불안한 진보, 개혁성향도 서슴없이 드러낸다. "

-盧후보와 비교해 강점은.

"신념·이념·생활·정치철학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盧후보는 급진적이고 때로는 파괴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매우 불안하고 사회가 어떤 기준으로 변할지 인식도 주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안정적·합리적 중도개혁 입장이다. 당 안에 건전한 보수, 합리적 진보가 있다. 국정 경험도 盧후보보다 많다. 포퓰리즘으로 나라를 끌어갈 수는 없다. "

李후보는 첫 유세를 서울 종로의 종묘공원에서 시작했다. 이어 명동을 거쳐 오후엔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근거지인 울산으로 갔다. 저녁엔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출신지인 부산에서 밤 늦게까지 유권자들과 만나고 1박했다.

李후보는 울산에서 "정몽준씨는 노무현 후보보다 저에게 더 가까운 성향의 사람"이라며 "그에게 성원을 보낸 분이라면 저에게도 지지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李후보는 "정권교체로 모든 것을 확 바꿀 것이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조국을 보여드리겠다"고 외쳤다. 유세엔 서청원(徐淸源) 선대위원장과 최병렬(崔秉烈)·박근혜(朴槿惠) 선대위공동의장, 홍사덕(洪思德)·박찬종(朴燦鍾) 후보자문역, 김동길(金東吉)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함께 했다. 박근혜 의원은 "18년간 대통령 아버지를 보아 대통령이 어떤 자리인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급진 성향으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자리가 아니다. 또 다시 어설픈 개혁으로 나라를 망쳐놓을 순 없다"고 주장했다.

고정애 기자, 부산=김정하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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