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에 150㎜ … 떠돌이 폭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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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째 전국 곳곳에서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 4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농경지와 주택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15일 오전 1시20분쯤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 S펜션 앞 계곡에서 펜션 주인 황모씨가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황씨는 펜션 손님을 맞으려고 포클레인을 운전해 잠수교를 건너다 포클레인이 전복되는 바람에 변을 당했다.

이날 오후 1시40분쯤에는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열두개울 유원지에서 신모(49)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5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리 밤벌 유원지와 춘천시 신북읍 발산리 일명 삼화골 등에서 수십여 명의 야영객이 급격히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산사태와 낙뢰 피해도 잇따랐다. 15일 0시40분쯤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경기도 연천군 신탄리를 잇는 3번 국도변 절개지가 무너지면서 토사 300t가량이 쏟아져 이 구간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됐다. 14일 오후 11시40분쯤에는 경기도 연천군 신탄리 3번 국도에서 절개지가 붕괴되면서 토사 10여t이 도로로 쏟아져 차량 통행이 15일 오전 6시까지 중단되기도 했다.

또 15일 0시42분쯤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선을 덮치면서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 일대 356가구와 철원군 일대 540여 가구 등 900여 가구가 40분~4시간 동안 정전됐다.

농경지와 주택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전북 익산시 등에서는 소나기성 폭우로 주택 200여 채가 물에 잠겼다. 익산시 여산면에서는 14일 오전 1~3시 150㎜ 가까운 비가 쏟아져 상가·주택 120여 가구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충남 예산 등에서는 14일 하루 동안 주택 침수로 97명(40가구)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서산과 태안·서천·예산 등에서는 농경지 158만4000㎡와 비닐하우스 46만5000㎡가 한때 침수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기간에 전북 군산에 215.5㎜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 전국 곳곳에 100∼200㎜의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 최주권 통보관은 “기압골의 영향을 받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화요일까지 비가 오락가락 이어진 뒤 수요일부터 30도를 넘는 찜통더위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방현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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