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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금리인상 포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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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은행이 시중의 과잉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동원하려 했던 금리인상 카드를 거둬들였다.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8%로 떨어지는 등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하강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26일 기자와 만나 "최근 경제 흐름을 봐선 콜금리를 올리기 힘들어졌다"면서 "지난 봄 금리를 올려놨더라면 오히려 다시 내리는 방안을 검토함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朴총재는 "지난 5∼6월 경기가 달아오르는 것을 보고 콜금리(현재 연 4.25%)를 4.5∼4.75%까지 올리려 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미국 경제의 더블딥(경기 이중침체) 조짐 등으로 유보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하반기 들어 부동산값이 급등하자 다시 금리인상을 검토했지만, 일단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투기 억제책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한발 물러섰다"고 덧붙였다. 朴총재는 "부동산시장이 안정되고 경기 과열도 해소됐으니 결과적으로 한은이 인내심을 보인 게 잘 한 셈이 됐다"며 "콜금리 인상에 실기(失機)했다는 평가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가계대출 문제에 대해 그는 "경제가 발전하면 기업들이 직접금융시장으로 가고 은행 돈은 가계대출로 흐르게 마련"이라며 "다만 속도조절을 위한 정부의 부분 처방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朴총재는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잠재성장률 수준인 5%대를 기록하면서 경기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광기 기자

kikw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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