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작·심리전 이미 착수 "美, 이라크戰 사실상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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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국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 전복을 겨냥한 정치공작과 심리전에 이미 착수하는 등 사실상 이라크와의 전쟁에 돌입한 상태라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가 24일 보도했다. 다음은 타임지가 전한 미국의 전쟁 준비 상황.

◇이라크인 공작원 모집=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미국은 군사작전 개시에 앞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스처럼 이라크 내 통신 및 지휘 계통 파괴 활동에 참여할 이라크인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고 말해 현지 공작원 모집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심리전 돌입=이미 미군은 이라크 남부에 주둔한 이라크 병사들을 대상으로 전단을 공중 살포하고 있다. 또 전쟁이 일어날 경우 반체제 인사들로부터 확보한 전화번호로 이라크 현역 군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투항을 권유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또 공군은 EC-130 '코만도 솔로' 항공기를 띄워 이라크 국민을 대상으로 TV와 라디오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반정부 세력과 공조=미군은 이라크 반정부 세력인 쿠르드족과의 공조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연합(PUK) 등 양대 쿠르드족 단체의 거점에 각각 통신 채널을 확보해놓고 있다. 또 전쟁 발발시 미군에 협조할 최대 5천명 규모의 이라크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군사훈련에 착수했다.

◇공습 강화=이라크 남부와 북부 '비행금지구역'을 초계 비행 중인 미국과 영국 전투기들은 이라크의 발포가 있을 경우 예전과 달리 이라크군의 지휘·통제센터와 통신시설, 방공 시스템을 연결하는 광섬유망 등을 집중 공격해 파괴하고 있다.

◇3단계 전후처리 계획=25일 발매된 미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미국은 이라크 점령 후 1단계로 미 군정을 실시하고, 국제적 신탁통치라는 2단계를 거쳐 마지막으로 이라크 각 종족이 참여하는 신정부를 수립하는 3단계 이라크 전후처리 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후세인 정권을 몰아낸 후 1년여에 걸쳐 미 군정을 실시한 다음 2년 이내에 인종과 종파를 망라한 거국적인 친미 정부를 수립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최원기 기자 brent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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