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月수업·봄방학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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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서울 시내 대부분 중·고등학교가 내년 2월학기와 봄방학을 폐지하기로 해 올 겨울방학은 12월 말께 시작하게 됐다.

2월 말 끝나던 중·고교의 학년일정이 사실상 12월 말에 끝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연수나 가족휴가·사교육 형태 등 학교 바깥에서의 풍속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2월학기와 봄방학 운영 여부를 학교장 재량에 맡긴 뒤 올해부터 서울 지역의 상당수 학교가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2월학기와 봄방학이 형식적으로 운영돼 수업 결손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서울 지역 고교의 경우 내년 2월에 닷새 이내 출석을 하는 학교는 2백84개교 가운데 대원여고·청담고·삼성고 등 1백87개교(65.8%)며, 이중 사흘 이내 출석은 경동고·오금고·장훈고 등 1백40개교(49.3%)였다.

중학교는 닷새 이내 출석이 3백56개교 중 2백64개(74.2%)이고, 사흘 이내 출석 학교는 1백18개(33.1%)다.

2월 중 이틀∼닷새 출석은 졸업식·종업식·개학식 등 반드시 학교에 나와야 하는 출석일을 포함한 것이어서 실제 수업일은 없는 셈이다.

매년 12월 17∼22일 시작해 다음해 2월 3일께 끝나던 겨울방학이 12월말이나 1월 초 시작해 2월 말까지로 늦춰지게 된 것이다. 해당 학교들은 2월까지 늘려잡았던 교육과정도 12월 말까지 끝내기로 했다.

교육청은 이에 따라 교원의 인사시기를 현재의 2월 말보다 조금 앞당겨 3월 개학 직후 곧바로 교육과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2월학기를 폐지했던 서울 대일고 남호법 교장은 "부실했던 2월 수업일수를 없애고 겨울방학 시작을 늦췄더니 10여일 정도의 수업일수를 번 효과가 있었다"며 "겨울방학을 연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교사·학생들이 모두 환영했다"고 말했다.

2월학기 폐지는 서울뿐 아니라 지방 평준화지역에서도 늘고 있는 것으로 교육인적자원부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와 관련, 서울 D고 李모 교감은 "겨울방학이 2월 말까지 이어지면 겨울방학 중 기숙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들이 더욱 늘고, 무작정 해외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들이 생겨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겨울방학 중 부족한 과목 보충과 다양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학교·학부모가 세밀히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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