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펑펑 쏜 김영옥 3점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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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상하게 춘천에만 오면 3점슛이 터지지 않아 고민했는데 오늘은 감이 좋았어요. 감독님이 동료에게 '영옥이가 부담 갖지 않게 너희가 더 잘해라'고 말씀하신 게 그렇게 고맙고 힘이 될 수가 없었어요."

춘천여고 출신의 '총알 낭자' 김영옥(우리은행)이 모처럼 고향에서 펄펄 날았다. 김영옥은 17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 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양팀 최다인 21득점(3점슛 5개)을 올려 신한은행을 72-64로 꺾는 데 앞장섰다. 어시스트는 9개였고 리바운드도 팀 내 최다인 5개를 걷어올렸다. 4연승을 거둔 우리은행은 5승2패로 삼성생명과 공동 선두가 됐고, 연승 기록을 3승에서 멈춘 신한은행은 3승5패를 기록했다.

김영옥은 1쿼터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3점슛 두 방을 터뜨렸고, 3쿼터 종료와 동시에 55-47로 달아나는 버저비터 3점슛을 쏘아올렸다. 66-60으로 쫓기던 4쿼터 8분쯤에는 과감한 드라이브인 슛으로 신한은행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영옥의 뒤를 보이지 않게 떠받친 선수는 국내 여자농구 최고참인 조혜진(32)이었다. 3쿼터에 무릎을 다친 김은혜 대신 투입된 조혜진은 3~4점 차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3쿼터 중반에 결정적인 가로채기와 블록슛,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을 성공시켜 자칫 넘어갈 뻔한 경기 흐름을 우리은행 쪽으로 당겨왔다. 신한은행은 강지숙(18득점)이 여자 선수로는 보기 힘든 고난도 훅슛을 연속 성공시키고 겐트(20득점.16리바운드)가 골밑에서 분전했으나 경기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3점슛 성공률이 25%(8개 중 2개)로 극히 낮아 역전에 실패했다.

춘천=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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