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교재판매 믿지 마세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올해 수능시험을 본 아이를 둔 주부다. 얼마 전 일찍 하교한 아이가 한 영어교재 회사에서 전화를 받았다. 집 전화번호와 아이 이름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데 대해 당황한 아이는 판매사원의 장황한 설명에 물건을 구입하겠다고 했다. 그 사원은 미국에서 직수입한 교재이기 때문에 반품이나 구입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덧붙였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그 회사에 전화를 걸어 안내 팸플릿을 보내달라고 했다가 이미 성인이 된 아이와 계약한 것이니 부모는 빠지라는 식의 말을 들어야 했다. "실제 돈을 내는 사람은 난데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시집을 가도 될 다 큰 아이가 왜 납부 능력이 없느냐"는 말로 시작해 듣기 거북한 말을 늘어놓았다. 법적으로 성인이 된 나이이니 아무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었다.

"한번 맘대로 해보시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판매사원과는 통화조차 할 수 없었고 사건처리 담당 과장의 말만 들어야 했다.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소비자 고발센터의 조언으로 내용 증명을 보낸 상태이지만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다.

이런 일이 내 아이만의 일이 아니다 싶어 학교에 전화를 걸어 지도를 부탁했다.학교와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이러한 정보를 사전에 알려줘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정애선·인터넷 독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