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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영화 유료화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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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인터넷을 이용한 유료영화 판매사업이 미국에서 본격화된다. 극장에 가거나 비디오를 빌려볼 필요없이 컴퓨터로 원하는 영화를 맘놓고 골라서 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소니·MGM·파라마운트·워너브러더스·유니버설스튜디오 등 할리우드의 5개 영화사는 11일 (현지시간)부터 인터넷 유료영화 사이트인 '무비링크(www.movielink.com)'를 열고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무비링크에는 '뷰티풀 마인드' '해리포터' '티파니에서 아침을'등 극장 개봉과 비디오 1차판매가 끝난 2백편의 영화가 선보였으며, 가격은 편당 2.99달러에서 4.99달러선으로 책정됐다. 결제는 신용카드로 이뤄지며, 인터넷으로 내려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17분(초고속 케이블, 초당 3MB 이상)에서 1시간30분(전용모뎀 전화선, 초당 28만B) 정도다.

한번 다운받은 영화는 24시간의 간격만 두면 무제한 반복해서 볼 수 있으며, 30일 동안 보지 않을 경우는 자동적으로 삭제되도록 프로그램이 돼 있다. 물론 다운받은 영화파일을 다른 컴퓨터나 디스크에 전송·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비링크사의 짐 라모 사장은 "아직은 초기단계라 당분간 매출이 부진하겠지만 미국 내 초고속 인터넷 사용인구(현재 2천5백만가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관련 통신·컴퓨터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어 인터넷 영화사업의 장래는 밝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도 많다. 우선 기왕에 영화제작사와 별도의 저작권 계약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유료 영화판매를 해오던 엔터테이너사(가입자 15만명)가 공정경쟁 위반소송을 제기했다. 미 법무부는 이와 관련, "(무비링크의 등장이) 영화공급산업의 경쟁을 촉발해 가격을 인하시키는 기능이 있다"고 일단 무비링크를 두둔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저작권자인 제작사가 공급업까지 독점한다'는 문제는 계속 법적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또 한가지는 극장이나 비디오판매·대여업자와의 관계 설정이다. 지금이야 초기단계고 공급되는 영화도 이미 개봉된 영화에 한정돼 있지만, 앞으로 인터넷시장이 확대되면 이해관계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올해 초 20세기폭스와 디즈니가 '무비스닷컴'을 추진하다 사실상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joon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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