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펀드로 돈이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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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동안 주춤했던 채권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채권 수익률(국고채 3년물 기준)은 1%포인트 내렸다.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면 채권가격은 오른다. 11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연 5.23%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채권형 펀드로 시중 자금이 다시 몰리고 있다. 지난 5,6일 이틀 만에 채권형 펀드에는 5천6백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또 지난 7월 중순 이후 채권형 펀드에는 모두 4조7천억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왔다.

<그래프 참조>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한국은 콜금리(금융기관 간 자금 과부족을 메워주는 초단기 자금)를 현 수준(연 4.25%)으로 유지하기로 하자 채권가격이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 따라 채권형 펀드에는 자금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지난달 10일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급증세를 보였던 주식형 펀드 잔고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증시에 대한 불안 심리가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에 채권 매수 시기를 늦춰왔다. 그러나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7일 콜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키로 하자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채권 수익률이 현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낮추기 힘든 형편이고 국내 여건상 콜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김진성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채권 수익률은 5.2%대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할 것 같다"며 "설령 많이 떨어진다고 해도 5.1%선을 밑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또 지난주 채권형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www. funddoctor. co. kr)에 따르면 시가채권형 펀드는 평균 0.11%(연 환산시 5.76%)의 수익률을 냈다. 이에 따라 최근 1개월 수익률도 0.38%(연 4.58%)로 0.37%(연 4.56%)인 머니마켓펀드(MMF) 수익률을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 신용카드사의 연체율 증가로 인해 카드채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카드채 편입 비중이 높은 일부 펀드는 부진한 편이었다.

특히 현대카드채와 외환카드채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대우증권 채권영업부의 한 관계자는 "일부 펀드들은 카드채 비중을 낮추기 위해 카드채를 손절매(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파는 것)하기도 했다"며 "삼성·국민·LG카드채를 뺀 나머지 카드채들은 요즘 매매가 뜸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bud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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