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쯔양 위독…혼수상태 빠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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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국 정계의 풍운아 자오쯔양(趙紫陽.86.사진) 전 공산당 총서기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989년 6.4 천안문 사태 당시 무력 진압에 반대하다가 실각한 뒤 이제까지 가택 연금 상태였다.

홍콩 인권 단체 '중국 인권운동 정보센터'는 16일 "자오가 지난 14일 밤 혼수 상태에 빠져 응급 치료를 받았다"고 자오의 측근.가족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단체는 "응급 치료 뒤에도 자오는 여전히 위독한 상태"라고 말했다.

홍콩의 명보(明報)도 "자오의 딸 왕옌난(王雁南)이'오늘(15일) 밤이 고비다. 그를 위해 기도해 달라'며 흐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신화통신은 16일 최근 자오의 지병이 재발했으나 치료 끝에 안정됐다며 지금도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중국 원로들의 자오에 대한 태도가 일부 공개되고 있다. 명보는 "톈지윈(田紀雲) 전 부총리가 베이징 의원에 입원한 자오를 문병했다"고 밝혔다.

톈은 "자오가 임종하기 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그를 찾아보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자오를 재평가해 달라는 간접적인 의사 표현이다. 중국 공산당은 그를 '당과 국가를 분열시킨 인물'로 평가해 왔다.

또 최근 선전(深?)에 온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역시 자오의 위독설에 "15년의 세월. 두이부치(對不起.죄송하다), 두이부치"를 연발했다고 미국에 본부를 둔 인터넷 신문 둬웨이왕(多維網)은 전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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