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19개국 동시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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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쓰는 PC''차세대 PC'로 관심을 모아온 태블릿PC가 8일 전세계 19개국에서 동시에 발표됐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날 후지쯔·hp·에이서와 공동으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발표회를 열었다.

태블릿PC는 MS와 주요 컴퓨터업체들이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200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컴덱스 전시회에서 시제품이 공개됐었다.

이날 공개된 태블릿PC는 기존 노트북 컴퓨터와 달리 A4용지 크기의 액정화면(LCD)에 디지털 펜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서 입력할 수도 있다는 게 특징. 또한 '디지털 잉크'기능을 이용해, 손으로 작성한 문서를 텍스트로 변환할 수도 있다.

키보드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다는 것도 기존 노트북과 다른 점이다. 이날 한국hp는 착탈식 키보드를 갖춘 '컴팩 태블릿PC TC1000'을 선보였으며, 후지쯔는 무선적외선 키보드 방식의 '스타일리스틱 ST시리즈', 대만 에이서는 키보드 일체형·접이식인 '트래블메이트 C100'을 각각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MS측은 "무게가 1.3∼1.5kg으로 가벼워 이동하면서 팔뚝 위에 올려놓고 펜을 이용, 문서입력이 가능하다"며 "이동이 잦은 영업사원·보험·물류업 종사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MS 고현진 사장은 "태블릿 PC가 PC의 역사를 다시 쓸 것"이라며 "향후 5년내 기존 노트북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지쯔 코리아 등 업체들은 태블릿 PC가 내년 전세계 노트북 시장의 10%(3백만대)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내년에 노트북 시장의 5%, 3만5천대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태블릿PC가 시장을 조기에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응용프로그램 부족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내년도 노트북PC 시장의 1.2% 정도를 차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태블릿PC란=고대 로마의 서판(書板)·사무용 메모장을 의미하는 태블릿(tablet)에서 따온 말이다. 운영체제는 '윈도XP태블릿PC에디션'. 이날 발표된 제품의 배터리 지속시간은 5시간 정도다. 가격은 2백40만∼3백만원선.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의 800㎒∼1㎓급 펜티엄Ⅲ 프로세서며, 기본 메모리는 128∼256MB로 기존 노트북과 비슷하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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