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상추값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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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주부 김정순(38·서울 광장동)씨는 배추를 사러 할인점에 들렀다가 적잖게 실망했다. 신문·TV 보도를 통해 배추값이 많이 내려 일부 할인점에서는 5백원에 파격 세일한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1천5백원 이하 짜리는 구하기 힘들었다.

배추·포항초·상추 등 야채값이 오르고 있다. 예전보다 추운 날씨가 연일 계속되면서 산지 출하량이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배추의 경우 지난주까지 내림세가 지속됐으나 이번주 들면서 오름세로 돌아섰다.서울 가락시장 경매가격의 경우 지난주까지 5t 트럭 특품이 1백50만원 전후에 거래됐으나 4일부터 가격이 올라 6일에는 평균 2백13만원에 거래됐다. 사나흘 만에 40% 가까이 오른 것이다.

할인점 등에서 판매하는 소매가격도 20% 이상 올랐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주 배추 한통에 1천1백원 안팎에 판매됐으나 최근 1천5백원 정도 한다. 예전 같으면 시중에 나왔을 중부지방 물량은 한파로 인해 거의 사라졌다.

충청권 물량도 한파로 인해 생육이 부진한데다 다 자란 상품의 수확량도 크게 줄고 있다. 9월 파종 시기에 태풍 피해를 본 것도 출하량이 감소한 요인이다. 이에 따라 김장철 배추 가격도 지난해보다 소폭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의 경우 배추 한 포기를 7백원 안팎에 팔았으나 올해는 20% 가량 오를 것 같다는 것이다. 김장철도 예년보다 열흘 정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이마트 농산팀 금석헌 과장은 "이른 추위와 김치냉장고의 보급으로 올해는 20일 전후에 중부지방의 김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김장용 배추는 15일 전후로 본격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용 배추는 진도·신안 등 전남과 전북에서 주로 출하되며 경남 일부에서도 나온다.

시금치의 일종인 포항초(사진) 가격도 많이 올랐다. 10월 말에서 이듬해 3월까지가 제철인 포항초는 일반 시금치보다 잎사귀가 작고 뿌리 부분이 더 빨간색을 띠고 있다. 쫄깃하고 단맛이 많아 일반 시금치보다 두배 이상 비싼 값에 팔린다.

특히 올해는 물량이 많이 줄어 지난해보다 50% 가량 비싸졌다. 할인점에서 3백g 한단에 1천5백원을 줘야 살 수 있다. 상추도 한파 때문에 물량이 줄면서 값이 지난달 말에 비해 50% 이상 뛰었다. 야채가격이 오른 반면 추위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과일류는 소폭 내렸다. 특히 출하량이 늘고 있는 감귤·배 값이 지난달 말에 비해 20% 가량 떨어졌다.

감귤은 따서 창고에서 숙성한 물량은 준 대신 생귤의 출하가 늘었고, 배는 경북 예천산 신고배가 본격 출하되면서 가격이 내렸다.

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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