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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고 빼고 쏙쏙 요리가 척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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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부엌가구는 어떤 가구보다 편리함과 기능성이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주부들의 편의를 고려한 제품은 많지 않았다. 천편일률적인 여닫이문 수납장 때문에 주부들은 한끼 식사를 만들려고 몇번씩이나 허리를 구부리거나 의자를 놓고 서서 필요한 물건을 꺼내는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기 좋으면서도 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요리할 수 있게 도와 주는 부엌가구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미적 측면만을 강조해온 디자인 경향이 이제는 기능적 측면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 이런 바람을 타고 고가형 모델이나 수입 브랜드 제품에서만 볼 수 있던 여러 기능을 이제는 중저가 모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닫이문이 사라진다=가장 두드러진 최근 부엌가구 경향은 여닫이문 수납장이 사라지고 있는 것. 과거에는 싱크대의 상부장·하부장 할 것 없이 대부분을 여닫이문으로 달았다. 하지만 하부는 서랍장,상부는 문짝을 위로 들어올리는 플랩장으로 다는 경우가 많다. 서랍장과 플랩장은 사용하기에도 편리하지만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게 개수대 밑 서랍장이다. 개수대 밑은 배수관이 통과하기 때문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죽은 공간이었다. 형식적으로 여닫이식 문을 달아놓지만 온갖 잡동사니 창고가 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엔 '넵스'와 '한샘''에넥스'등 대부분의 브랜드가 배수관 부분만 피해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ㄷ'자형 서랍이나 개수구 부분만큼 구멍이 뚫린 서랍을 개수대 아래에 설치한다.

또 다른 죽은 공간이었던 가스레인지 위 후드 부분에는 플랩식 문짝을 달고 내부 공간을 분리해 그릇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꾸며 인기가 높다.

◇벽면까지 활용한다=싱크대 상부와 하부 사이의 벽면은 작은 수납용 선반장을 다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최근 벽면을 활용하는 다양한 방식이 선보이고 있다. 벽을 파내고 그 안에 미드웨이장을 짜넣거나, 아코디온 도어를 설치한다. 아니면 타일을 붙이는 대신 패널을 대고 패널에 선반이나 각종 액세서리를 다는 방식이 있다.

미드웨이장은 부엌 디자인 단계부터 설치하지 않으면 부엌가구를 사용하는 중간에 설치할 수 없다. 하지만 패널은 싱크대 상·하부를 그대로 둔 채 설치할 수 있다. 타일 한두개가 깨지거나 떨어져 지저분하다면 타일 공사를 새로 하는 대신 아예 타일을 떼내고 패널을 달면 수납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빌트인형 부엌 인기=주방용 가전제품을 부엌가구 안에 설치하는 빌트인 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요즘 쿡탑(빌트인된 가스레인지)은 기본이고 냉장고·드럼세탁기 등 빌트인 품목이 점점 느는 추세다.

빌트인의 장점은 가전과 부엌가구를 일체감있게 꾸며 보기에 깔끔하다는 점 외에 주부가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가전제품을 고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허리를 구부려 사용했던 오븐을 어깨 높이에 설치하면 훨씬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빌트인까지는 아니지만 전자레인지나 커피메이커·토스터기 등 주방소품의 전선이 보이지 않게 깨끗하게 정돈할 수 있는 조리기구 정리선반이나 서랍도 많이 설치한다.

둘 곳이 마땅치 않아 수납장에 두고 넣었다 뺐다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는데다 한결 정돈된 느낌을 준다.

◇천차만별 가격, 어떻게 다른가=국내 브랜드만 해도 m당 10만원대부터 몇백만원대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같은 브랜드라고 해도 가격차가 심하다. 그 차이는 문짝과 상판의 재질, 또 다양한 기능장의 설치 여부 등에 달려 있다.

같은 디자인이라고 해도 문짝을 무늬목으로 하느냐 원목으로 하느냐, 상판을 인조 대리석으로 하느냐 천연 대리석으로 하느냐에 따라 가격차가 크다. 여기서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비싼 게 꼭 좋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천연대리석은 이음새가 생길 수밖에 없어 음식물이 새어들어갈 수 있고 강도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빌트인도 가격을 올리는 주된 요소다. 예산을 줄이려면 기존에 갖고 있는 기기를 최대한 튀지 않게 배치해 쓸 수 있게 부엌가구를 설계하는 게 좋다.

'넵스'의 이승언 선임 디자이너는 "주방 크기 뿐 아니라 가족 구성 형태와 요리 패턴까지 고려해 주방 가구를 고르는 게 좋다"면서 "부엌 가구를 고를 때는 허리를 구부릴 필요없이 팔만 뻗어 손쉽게 물건을 꺼낼 수 있는 서랍장 등 기능적인 측면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도움말=한샘·에넥스·넵스 디자인실

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①개수대 아래는 여닫이식 문을 다는 게 보통(上)이었지만 요즘은 'ㄷ'자 서랍(下)을 많이 단다.

②싱크대 상·하부 사이의 벽면까지 사용하는 게 요즘 추세. 패널(上)을 달거나 미드웨이장(下)을 설치한다

③꼭 빌트인을 안해도 전자레인지 등 소품 용 선반을 달면 부엌이 한결 정돈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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