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삼성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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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리스크를 꺼려 투자를 제대로 안 한 일본 전자업체들은 삼성전자로부터 '전략적 경영'을 배워야 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하자 일본 언론들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5일자에 '삼성, 1조엔 이익의 충격'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미국 인텔 등 세계 정보기술(IT) 업체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며 "반도체와 LCD 등에 대한 집중투자로 얻은 이런 성과는 리스크를 꺼려 투자를 게을리한 일본 전자업계가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삼성전자는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만 해도 우량기업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인원 삭감과 사업정리를 단행, 반도체.LCD.휴대전화에 경영자원을 집중해 오늘 날의 약진을 이뤘다"며 "강력한 리더십과 빠른 결단은 일본 경영자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밝혔다.

요미우리(讀賣)신문도 이날 삼성전자가 지난해 거둔 순익은 일본의 전기.전자업체 상위 10개사를 합친 것의 두 배나 된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마쓰시타(松下)전기를 비롯, 히타치(日立).NEC.도시바(東芝).소니.후지쓰(富士通) 등 일본 10대 업체의 지난해 순이익 합계는 5370억엔(약 5조3700억원)이었다.

이 신문은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20.9%이며 반도체만 보면 무려 41.1%의 경이적인 이익을 보였다"며 "소니와 맞먹는 브랜드로 정착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최신호에서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저가형 가전제품 업체에 불과했던 삼성전자가 강력한 브랜드력을 갖춘 가전업계의 '거인'으로 성장했다고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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