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사정 점점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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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뉴욕=심상복 특파원] 미국 기업들의 수익이 최근 2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으나 매출은 그만큼 뒷받침되지 않고 고용 사정 역시 더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5백개 기업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4백15개 기업의 평균 수익증가율은 9%로 집계됐다.

이같은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23% 감소)에 비해 크게 좋아진 것이다. 미국 주요 기업의 수익은 다섯분기 연속 감소한 뒤 지난 2분기 소폭(1%) 증가세로 돌아섰었다. 기업실적 조사업체인 톰슨 퍼스트콜에 따르면 4분기 수익은 약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온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수익률의 호조는 매출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은 것이어서 앞으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컴퓨스탯이 S&P 500 기업들의 올해 3분기 매출 증가율을 추산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매출이 감소한 기업 비율이 40%에 달했다.

또다른 시장조사기관인 뮬텍스가 전문가들을 상대로 오는 4분기 주당 매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주당 순익은 10% 개선되지만 내년 매출액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미 노동부가 지난 1일 발표한 10월 실업률은 5.7%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9월에 1만3천명이 해고된 데 이어 10월에도 제조업과 건설업 분야에서 5천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미국 내 노동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임을 말해준다.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또 올라감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음주로 예정된 회의에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진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이날 9월 개인소득은 전달보다 0.4% 증가한 반면 지출은 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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