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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나쁠수록 IT환경 갖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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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어려운 때일수록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정보기술(IT) 환경을 갖추는 게 필요합니다. "

세계적인 e-비즈니스 솔루션 업체인 독일 SAP의 헤닝 카거만(사진) 공동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의 불경기가 SAP 같은 기업에는 오히려 좋은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기가 나쁠수록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투자 회수는 앞당길 수 있는 정보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카거만 회장은 "LG케미칼의 경우 SAP 솔루션 도입 이후 연간 3백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고, 삼성전자는 재고 일수를 40% 줄였다"고 소개했다.

카거만 회장은 "예전에는 기계 설비·에너지 등 유형 자산이 기업의 주요 자산이었다면 정보화 시대엔 인적자산·고객과의 관계·브랜드 가치같은 무형의 자산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무형의 자산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하는 회사가 리더가 된다는 설명이다.

정보화를 추진하는 기업들에 카거만 회장은 "투자 회수 기간이 짧은지, 비용에 비해 생산절감 효과가 뚜렷한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많은 돈을 들여 구축한 기존의 IT 인프라를 통합해 함께 활용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SAP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e-비즈니스 솔루션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회사. 포천 50대 기업 중 86%가 SAP의 솔루션을 쓰고 있다.

한국에서도 3백여개 기업이 SAP의 솔루션을 도입했으며, 올들어서도 삼성카드·CJ푸드시스템·LG애드 등 50여개 기업이 SAP 솔루션을 구축했다.

이번이 세 번째 방한인 카거만 회장은 "지난번 왔을 때보다 기업 활동이 더 역동적이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유럽에선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카거만 회장은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대학과 뮌헨 대학에서 수학 및 물리학 박사 학위를 따고 강단에 서기도 한 수학자이자 물리학자로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사이버 엘리트 50인 중 38위에 선정됐다. SAP에는 82년 입사해 98년 공동회장에 선임됐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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