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내리면 덕 볼 수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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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지난주 미국 증시는 주간 단위로 4주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국내 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 증시에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한 국내 증시가 최근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에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1월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나온 주요 경제지표들이 악화된 것으로 나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내려야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증시엔 호재가 된다. 이자 수입이 낮아지는 만큼 유동자금이 증시로 몰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주말 미국의 10월 실업률이 5.7%로 9월(5.6%)보다 소폭 증가하고 소비자 지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다우·나스닥·S&P 500 등 미국 증시의 3대 지수가 1.4∼2.3% 오른 것도 이러한 기대를 반영한 측면이 크다.

그렇다면 막상 금리가 결정될 이번주 미국 증시는 어떻게 움직일까.

미국 증시는 FOMC 회의 결과에 관계없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보인다. 금리 인하 호재는 이미 증시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4주째 상승에 따른 조정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주 국내 증시도 약세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들어 미국 증시가 급등해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 더 많이 움츠러들었던 만큼 미국 증시의 조정은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수출 회복 추세가 뚜렷해지는 등 해외 악재를 소화해낼 힘이 비축된 게 그 이유다.

chajy@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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