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의주 투자지원 않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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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북한의 신의주 특별행정구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과 투자가 어렵다고 최근 결론내린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정부는 또 양빈(楊斌) 초대 특구 장관의 인선 실패에 따른 신인도 추락과 중국 등 관련국의 반대입장 등을 감안할 때 특구가 성공적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우리 기업이 신의주의 관광·오락 산업에 손을 댈 수는 없으며 금융의 경우 카지노와 연계된 것이라면 곤란하다"며 "신의주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보기술(IT)의 경우 첨단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는 데 미국이 반대하고 있어 이 분야의 진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당국자는 후임 특구장관 문제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충성맹세와 함께 임명장을 받아야 하는 만큼 우리 국민이 임명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정부도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와 마주한 신의주가 카지노와 유흥·관광 도시로 개발되는 데 대해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런 판단에 따라 신의주 대신 다음달 중 착공이 이뤄질 개성공단에 제조업 중심으로 우리 중소기업을 진출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신의주시 낙원기계연합기업소를 직접 방문하는 등 특구 개발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북한 경제시찰단도 신의주 특구 개발의 지속과 남한 기업의 투자를 희망하고 있다.

당국자는 "평양으로 귀환한 장성택(張成澤) 노동당 부부장 등 경제시찰단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개발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종 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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