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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7회지방분권앞장선지식인.NGO]귀향한 김영호前산자부장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전직 대통령이나 은퇴한 원로·명사들만이라도 솔선해서 지방에서 살아야 한다. 그래야 지방이 활기를 찾는다."

김영호(金泳鎬·62)전 산업자원부장관의 지론이다. 그는 2000년 8월 장관직을 떠나 모교인 경북대 경제학부 교수실로 귀환했다. 내각에서 물러난 뒤 몇몇 서울 소재 대학에서 교수직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사양하고 귀향, 부인과 대구에서 살면서 지방분권과 경제분산을 통한 지방자치를 역설하고 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귀향해서 살 것을 권했습니다. 그것이 지방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설득했지요."

그들은 金전장관의 제의에 "그래야죠"라고 대답했지만, 아직 서울에 머물고 있다.

金전장관은 '원로 귀향론'에 대해 "정책 입안자 대부분이 서울에 사는데, 이런 상태에서 지방의 현실을 알 수 없다. 동고동락해봐야 비로소 실상과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의 르몽드지가 수도권의 비대화 현상을 빗대어 만든 신조어 '서울화(Seoulization)'는 우리나라 지방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일 2002월드컵 경기의 경우 우리나라는 모든 초점이 서울 상암경기장에 맞춰진 반면 공동 개최국인 일본은 주경기장을 도쿄 아닌 요코하마에 두는 등 각각의 지방 도시가 축제의 중심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에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 사랑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각종 행사나 축제가 비록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지방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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