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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선공천은 黨에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31일 2004년 17대 총선 공천은 "당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부산방송(PSB) 토론회에서다.

그는 "집권하면 대통령은 대권과 당권을 실질적으로 분리, 여야를 포함한 국회를 상대로 국정운영을 해야할 것"이라며 "2004년 총선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고 밝혔다. 또 "당원의 위치에서 당이 잘 되길 염원하겠지만 공천과 같은 당무는 당에서 하는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장 공천도 "책임정치 차원에서 정당 공천이 규정됐으나 지자체장에 대한 공천은 세계적으로 정당이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해 폐지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李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당내 미묘한 파장을 불러왔다. 물론 지난 4월 당헌·당규를 개정해 당·대권을 분리하고, 국회의원 후보를 상향식으로 선출하며 최고위원회의가 공천거부권 등 당무를 관장토록 한 만큼 당연한 발언이란 반응도 있다.

하지만 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벌써부터 최고위원, 또는 중진들 간에 대선과정에서 자기 사람을 심어 영향력을 키우려고 물밑경쟁을 벌이는 점을 감안하면 李후보의 언급이 경쟁에 더욱 불을 붙일 것이란 분석이다.

과연 李후보가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지도 관심이다. 李후보로선 정치신인을 대거 발탁하는 등 총력전을 펴야 하는데 최고위원들의 이해와 부닥치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李후보 측근은 "그때 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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