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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거듭나기 고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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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여성신문이 창간 15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 논의는 그동안 여성신문을 이끌어온 이계경 전 사장이 지난 27일 한나라당 미디어대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옮겨가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주간 여성신문은 1988년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신문'을 구호로 내걸고 국민주 모금에 나서 1천여명이 주주로 참여해 창간된 매체다. 그 동안 여성해방이라는 이념 아래 진보적인 논지를 폈고, 열악한 재정 여건 아래서도 소외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신문은 최근에 사고를 통해 "이계경 사장의 선택은 여성들의 사회적 영행력을 확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창간 이래 견지하려고 노력해온 여성정론지로서의 발전 의지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계경 전 사장의 정계 진출 이후 여성신문 인터넷 사이트에는 네티즌의 비판과 실망의 글도 게재되고 있다.

이 신문의 최고경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임정희 부사장은 "여성신문은 남녀평등, 민주적 가정 문화, 여성 운동 등 페미니즘 부문에서 여타 신문보다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라고 설명하면서 "지난날은 여성 해방운동에 제작 중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교육· 청소년· 소비 등 여러 부문으로 제작 방향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여성신문은 한국 여성에 대한 특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여타 DB보다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공식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대선 후보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여성신문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 문제. "한국은 남성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에 여성은 재정적인 역량이 별로 없어 여성신문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영진의 주장이다.

따라서 창간 이래 누적된 적자를 극복하는 것이 이 신문의 최우선 당면과제라는 것이다.

경영진은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다양한 문화사업과 다각 경영 등을 모색하고 있고, 나아가 국내외 타 매체와의 연대관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박성희 교수는 "여성신문은 대안언론으로서의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생존을 위해서는 대중성을 확보해야 하면서도, 주류 언론과는 차별화된 자기색깔을 가진 신문으로 균형있게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신문은 타블로이드판으로 매주 금요일에 32면을 발행하고 있으며, 발행부수는 20여만부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편집부 기자는 10명으로 사진기자를 제외한 9명이 모두가 여성인 것이 특징이다. 웹사이트는 www.womennews.co.kr.

김택환 미디어 전문기자

twkim@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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