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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 음식도 궁합있다> 항생제 복용기간엔 오렌지주스 피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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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5면

식품과 약에도 궁합이 있다.이 궁합(상호 작용)은 약효와 부작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식사 자체가 약의 흡수에 영향 미친다= "이 약은 하루 세번, 식후 30분에 드세요". 약국에서 흔히 듣는 약사의 조언은 약·음식을 궁합대로 먹도록 하기 위한 복약(服藥)지도다.

음식물이 위에 남아 있으면 대부분의 약은 흡수가 지연되거나 감소된다. 음식물로 인해 흡수율이 크게 떨어지는 약은 식전에 먹어야 충분한 약효를 얻을 수 있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전미희 박사는 "항생제인 페니실린·암피실린·테트라사이클린·리팜피신, 해열·진통제인 아스피린은 배부른 상태에서 먹으면 공복시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했을 때에 비해 흡수율이 50%나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위장약인 수크랄페이트(상품명 아루사루민정)는 음식의 단백질과 결합하면 약효가 떨어지므로 식사 1∼2시간 전에 복용해야 한다.

반대로 무좀약인 그리세오풀빈(그리빈정)·이트라코나졸(스포라녹스캅셀), 비타민 B2, 우울증치료제인 리튬 등은 음식을 먹으면서 함께 복용해야 잘 흡수된다. 이 약들은 지방에 잘 녹기 때문에 음식의 지방에 녹아 흡수가 잘 된다.

위장 장애가 있는 경우 식사 후 바로 약을 복용해야 위의 자극·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소염·진통제인 디클로페낙(볼타렌정·유페낙정), 이부프로펜(부루펜정·대웅이부프로펜정), 나프록센(낙센정·디스펜정)과 항생제인 아목사실린(아목사펜캅셀·곰실린캅셀), 이뇨제인 푸로세마이드(라식스정·후릭스정)가 그런 예다.

◇기호 식품과 약의 궁합=드링크류·피로회복제·종합감기약·살빼는 약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약을 복용 중이면 커피·홍차·녹차·콜라 등 카페인 음료를 가급적 멀리 하는 것이 안전하다. 같이 먹으면 카페인 과잉으로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약품규격과 고용석 연구사는 "타가마트·잔탁·펩시드·파모티딘 등 위궤양 치료제도 카페인 음료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된다"며 "혈중 카페인 농도가 높아져 신경과민·위장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빈혈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차를 함께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홍차·녹차 등 떫은 맛을 내는 차의 타닌 성분이 철분과 결합해 배설되기 때문이다.

암피실린·클록사실린·에리스로마이신 같은 항생제 복용시에는 오렌지주스 등 산성음료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이들 약은 산성에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일부 고혈압치료제(아달라트·노바스크)나 클라리틴·알레그라·베나드릴 등 항히스타민제 복용시 자몽주스를 마시는 것은 위험하므로 피해야한다.

술과 약도 '잘못된 만남'이 있다. 당뇨병 치료제인 클로르프로파마이드(다이아비네스정), 협심증 치료제인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하는 도중 술을 마시면, 각각 저혈당·저혈압 발생 위험이 있다.

약을 복용하면서 담배를 피울 경우 간에서 약이 빠르게 대사(代謝)되기 때문에 약효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최경업 약제부장은 "여성호르몬이 든 피임약을 복용 중인 여성이 지나치게 흡연하면 혈전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식품의 특정 성분이 약과 반응한다=고혈압 치료제 파르길린(유토닐)을 복용중인 환자는 청어·바나나·맥주·치즈·누에콩·적포도주·요구르트·간·효모·오래된 육류 등 티라민 성분이 많이 든 음식을 피해야 한다. 티라민이 혈압을 갑자기 올릴 수 있기 때문.

아이나를 복용중인 결핵 환자는 치즈·정어리를 먹으면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오한·두통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천식치료제인 테오필린을 복용 중인 사람이 탄 고기를 먹으면 약효가 없어진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음식과 같이 복용하는 것이 좋은 약

▶이부프로펜(소염·진통제인 부루펜정 등)

▶디피리다몰(심근경색 치료제인 페르산친당의정·센타몰정 등)

▶푸로세마이드(이뇨제인 라식스정·후릭스정 등)

▶펜톡시필린(뇌순환장애치료제인 카펜탈서방정·페노필정 등)

▶아목사실린(항생제, 곰실린캅셀·아목사펜캅셀 등)

◇공복시 복용하는 것이 좋은 약

▶암피실린(항생제인 펜브렉스캅셀 등)

▶아스테미졸(항히스타민제인 히스마날정·이스미졸 등)

▶아지드로마이신(항생제인 지스로맥스캅셀 등)

▶니카디핀(고혈압치료제인 동아페르디핀정 등)

▶수크랄페이트(위장약인 아루사루민정 등)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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