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카지노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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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인천국제공항에 카지노를 세우려는 계획이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3조8천억원이라는 엄청난 빚, 그리고 만성 적자(지난해 3월 개항 후 1년간 1천4백억원)를 메우기 위해 인천공항공사가 짜낸 아이디어다.

대상지는 국제선 이용객이 몰리는 여객터미널 환승지역 내 4층. 현재 비어 있는 동·서쪽 양옆 5백30여평 공간에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는 공사측이 28일 국회 건교위 이해봉(한나라당)의원에게 제출한 '여객터미널 카지노 설치방안 검토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규모는 넓지 않지만 슬롯머신·블랙잭·룰렛·바카라 등 게임시간이 짧으면서도 수입이 짭짤한 시설을 들여놓아 알짜로 키우겠다는 야심이다. 공사측은 카지노를 내·외국인 동시 이용 시설로 꿈꾸고 있다.

문제는 현행 관광진흥법이 최상급 호텔에만 카지노 설치를 허용하고 있다는 것. 공사측은 법 개정을 위해 소관 부처인 문화관광부에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부쪽 반응은 일단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특혜 시비가 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사측은 건설교통부를 통해 문화부에 법 개정을 우회 요청하는 한편 국회의원들을 통한 의원 입법도 병행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강갑생 기자 kkskk@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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