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냄새 관리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7면

독일 잉골슈타트에 있는 아우디 본사에는 자동차만 보면 코를 들이미는 직원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후각팀'(사진)으로 불리는 냄새 관리팀이다. 차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찾아내고 냄새가 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하이코 뤼브만 후각팀장은 "차 안에서 냄새가 나면 탑승자들은 저절로 짜증이 난다"며 "심지어 차를 구입하고 냄새 때문에 차를 바꾸기 원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에서는 보통 플라스틱 부품·가죽 시트 등에서 기름 냄새가 난다. 바닥 매트에서 악취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아우디에서는 차를 만들기 전 5백여 부품을 냄새 측정 장치로 측정,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것만 부품으로 쓴다.

검사 과정은 다음과 같다.자동차 부품에서 조각을 떼어낸다. 이 부품 표본을 냄새가 없는 항아리 안에 넣고 봉한다. 봉해진 항아리를 오븐에서 30도로 두시간 동안 열을 가한다. 팀원들은 돌아가면서 항아리의 뚜껑을 살짝 들어 냄새를 잠깐 동안 맡는다. 재빨리 다음 사람에게 넘겨 온도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검사자는 검사용지에 평가 수치를 적고, 이중 가장 낮은 점수가 평가 점수로 확정된다.

다음은 다양한 소재의 상호 작용을 검사하는 단계. 계기판과 같은 조립품을 1㎥ 규모의 가열실에 넣는다. 가열실에 연결된 호스를 통해 냄새탐지 검사가 이뤄진다. 최종 관문은 차량 전체에 대한 검사다. 온풍기로 차량 내부에 열을 가한다. 검사자는 재빨리 차 안에 뛰어들어 냄새를 확인하고 특히 강한 냄새를 내는 부품을 알아낸다.

아우디는 이런 세가지 절차를 통해 특유의 '새차 냄새'를 만든다. 뤼브만 팀장은 "향수 냄새와 같은 인공적인 향을 만드는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보통 운전자들이 좋아하는 보편적인 냄새가 차에서 나오도록 하기 위해 후각을 단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잉골슈타트(독일)=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