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도 홍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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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출산율 감소는 재래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광장시장에서 한복을 판매하는 서상원씨는 "아기 돌 때 입히는 한복 매출이 10년 전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개량한복 등 성인용 제품은 그런대로 수요가 있지만 아동용 매출은 매년 급감하고 있다는 것.

한 시장 관계자는 "아동용 한복 판매를 포기하고 성인용만 취급하는 상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복이 대표상품인 남대문시장의 경우 시장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남대문시장에는 부르뎅 등 대형 아동복 도매상가가 7개 들어서 있고, 여기에 입주한 상점은 1천여개나 된다. 전국 재래시장과 패션몰이 취급하는 물량의 90% 이상이 남대문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남대문시장에서 아동복 장사를 20년 이상 해온 크레용아동복 천일성 상무는 "주고객인 동네 양품점들이 이미 사라졌고, 지방시장도 쇠락을 거듭하면서 남대문시장도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1천여 상점 중 이익을 남기는 곳은 30%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몰 두타에서 아동용 구두를 취급하는 유동진씨는 "판매감소로 어려움을 겪다가 1년 전 고급 수제화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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