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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닮은 것이 그들에겐 형벌이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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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고릴라·침팬지·오랑우탄. 3대 유인원(類人猿)이라 불리는 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인간과 유사하기 때문에 약물 임상 시험용, 애완용, 식용으로 마구 내몰리고 있다.

이들의 비참한 현실을 깨달은 제인 구달과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 등 세 명의 여류 학자들은 1960년대부터 유인원들의 살 권리를 지키기 위한 환경 투쟁에 돌입했다. 이 중 다이앤 포시는 84년 밀렵꾼들에 의해 살해되기도 했다.

SBS 'TV 동물농장' 은 11월 3일부터 3대 유인원의 실상과 학자들의 보존 노력을 담은 특별기획 시리즈 '거대한 약속-유인원 프로젝트 2002'를 방송한다. 제작진은 6개월에 걸쳐 르완다·우간다·카메룬·기니·케냐· 인도네시아·일본 등 아시아·아프리카 7개국을 집중 취재했다.

시리즈는 고릴라·침팬지·오랑우탄 등 종(種)별로 구분해 3부(12편)로 방송된다. 내년 2월 초까지 매주 20분씩 내보낸다.

1부(5편)에서는 전 세계에 6백여 마리만 남아 있는 희귀종인 마운틴 고릴라의 생활을 아프리카 르완다의 화산 지대에서 카메라에 담았다. 또 고릴라들의 수호 천사였던 다이앤 포시 여사와 그가 세운 '카리소케 연구소'의 활동을 짚어본다.

이어 2부(5편)에서는 인간을 닮은 탓에 고통에 시달리는 침팬지의 현실을 추적했다. 나뭇가지를 이용해 낚시도하는 침팬지는 인간과 유전자가 거의 같다고 한다. 이런 특징은 침팬지에게 재앙이 됐다. 새로 개발되는 약물의 임상 실험용 동물로 쓰여 실험실에 감금된 채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3부(2편)에서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에서 30년 간 오랑우탄 연구와 보호 활동에 헌신하고 있는 갈디카스 박사의 활동을 취재했다.

신동화 담당 PD는 "유인원들에게 닥친 위기를 통해 세계 환경운동의 흐름을 소개하고, 진정한 동물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jiz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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