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北태권도 보러 오시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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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태권도=남북한의 태권도는 분단 이후 이질화가 심화하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의 경우 스포츠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반면 북한은 무술적인 측면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태권도는 더욱 격렬하며, 실전적이다.

우선 겨루기(북한용어로는 맞서기)에 있어 한국이 머리·가슴·낭심 보호대를 착용하고 맨발로 경기를 하는데 비해 북한은 보호대 없이 경기용 장갑을 끼고 신발을 신은 채 경기를 한다. 공격할 때도 한국은 손으로 얼굴을 가격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

한국은 8체급으로 나뉘어 3분 3회전으로 공식 경기를 치르는 반면 북한은 5체급으로 나뉘어 2분 2회전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북한 태권도는 한국에서 캐나다로 망명했던 고(故)최홍희씨가 설립한 국제태권도연맹(ITF)에 소속돼 있다. 국제태권도연맹은 한때 한국의 김운용 총재가 세운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으나 최근엔 영향력과 공신력 등에서 많이 밀려 있는 상태다. 회원국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 1백개국 정도. 현재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이 총재로 있다.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이 23일 오전 10시20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임원과 선수 등 총 41명으로 구성된 북한 시범단은 숙소인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 여장을 풀고 3박4일간의 방한 일정에 들어간다. 공식 시범은 24,25일 오후 2시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두차례 열린다.

북한 시범단은 방한 기간에 대한태권도협회·세계태권도연맹(WTF) 등과 비공식적 접촉을 가질 것으로 예상돼 남북 태권도 교류와 통합에 관한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지난달 한국 시범단의 평양 공연 당시 ▶태권도 교류 정례화▶남북한 선수 교환훈련▶국제대회 동시 참가 등을 제의한 바 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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