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음악 아니냐고요? 캐럴에도 잘 어울리던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올 봄 이름 깨나 날리던 세 명의 뮤지션이 뭉쳤다. 구심점은 딱 하나, 우쿨렐레다. 이 앙증맞은 악기에 이끌려 새 음악을 짜보기로 했다. 국내 유일의 우쿨렐레 밴드 ‘우쿨렐레 피크닉’은 그렇게 탄생했다.

포크록 듀오 ‘하찌와 TJ’에서 활동하던 조태준이 시동을 걸었다. 하찌와 TJ 시절, 청명한 우쿨렐레 곡으로 대중음악판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던 그였다. 그가 쓴 『쉐리봉 우쿨렐레』란 교본은 ‘우쿨렐레의 정석’으로 통할 정도다.

그는 “빠르면 보름 만에도 연주법을 익힐 수 있다는 게 우쿨렐레의 매력”이라고 했다.

그에게 음악 프로듀서 이병훈이 손을 내밀었다. 그 역시 우쿨렐레를 들고 있었다. 우쿨렐레는 온갖 악기 연주에 능숙한 그에게도 퍽 독특하고 낯선 음을 빚어내는 악기였다. “우쿨렐레는 어떤 악기와도 무리 없이 잘 어울린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목소리로 이들을 거든 건 인디 밴드 ‘브로콜리너마저’ 출신의 계피였다. 계피 특유의 차분한 보컬이 우쿨렐레의 맑은 음색에 스며들었다. 계피는 “우쿨렐레 음악이 밝다 보니 자연스레 보컬도 신나고 밝게 다듬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올 6월 첫 앨범을 냈다. 우쿨렐레가 중심 뼈대를 이룬 국내 최초의 앨범이다. 앨범엔 보사노바·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우쿨렐레 특유의 음색 때문에 여름 냄새가 진동한다.

최근의 우쿨렐레 바람을 타고 판매 성적도 괜찮은 편이다. 6~7일 서울 장충동 웰콤씨어터에서 펼쳐지는 첫 공연도 매진됐다. 한데, 딱 하나 염려되는 건 있다. 워낙 여름 색깔이 강해서 ‘계절음악’이란 꼬리표가 달리까 해서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우쿨렐레처럼 시원한 이들의 답변이다.

“우쿨렐레가 캐럴하고도 잘 어울리더라고요. 우쿨렐레 캐럴 음반도 생각해 볼 수 있죠. 우리 민요를 우쿨렐레로 연주해 해외에도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이병훈)

정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