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韓流 함께 이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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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한류(韓流)의 시원지인 중국은 거대한 시장가치 못지 않게 사업상 위험도 많은 곳이다.

불법 음반 시장은 짐작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커져 있고, 출연·공연 계약이 중도 파기되는 일도 흔하다.

최근엔 한류를 악용한 악덕 브로커들도 활개치고 있다.

이런 위험을 함께 극복하고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 위해 국내의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합종연횡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비디오 유통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엔터원과 연예기획사인 ㈜미르는 최근 "한국 연예 콘텐츠의 대(對)중국 수출과 유통, 스타들의 중국내 활동을 공동으로 기획 하자"고 합의했다.

미르는 한류 최고의 스타인 김희선을 보유한 두손기획과 이병헌·이정재 등이 소속된 '플레이어'와도 같은 계약을 맺은 바 있어, 공동 사업 추진체는 모두 네개사다.

엔터원에는 가수 주얼리·거북이가, 미르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인기를 누려 온 탤런트 안재욱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해외 사업은 합작 형태로 하되 국내 사업은 종전대로 각자 벌이기로 해 미국식 스타 관리 시스템을 첫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메이저급 기획사들의 결합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획사들은 ▶한·중 합작 드라마 및 영화 제작▶순회 콘서트 개최▶음반·비디오·DVD 유통▶스타 마케팅을 도입한 부가가치 사업 등을 함께 벌여 나간다.

이미 김희선씨의 중국 샴푸 광고 계약이 진행되고 있고, 합작 드라마 제작에 관한 제안들도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엔터원의 이상백 대표는 "보따리 장사식 이런 연예 기획이 기업형 연예무역으로 대형화·조직화한다는 의미"라며 "아직 공개하기는 이르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기획사나 연예인들이 더 있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jiz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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