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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만이 능사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9면

"직원들을 왕창 내보내기만 하면 비용이 확 줄어들고 상황이 곧 좋아질 것이라고 착각하는 기업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컨설팅의 전세계 금융산업 리서치를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 젠틀(40·사진)박사는 "기업들은 감원을 통해 한번에 문제를 해결하려는 허황된 꿈에서 벗어나, 회사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기업 및 금융 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방한했다.

-감원은 기업 생존에 도움이 되나.

"최근 기업들은 '비용절감'과 '고객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감원을 할 때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준의 저하도 고려해야 한다.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쉽지 않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선.

"비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고 있느냐는 점을 파악해야 한다. 또 단기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얻은 이득과 상황 반전(모멘텀)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것도 중요하다."

-비용 절감을 위해 기업이 해야 할 일은.

"우선 조직 운용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면밀하고 포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 단계를 '고고학적 발굴'이라 부른다. 수천만년 전의 공룡 화석을 발굴하듯 주요 사업과 수행 과정(프로세스)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야 무엇을 합리적으로 줄여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는 어떻게 아나.

"경쟁 기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유사 업종의 다른 기업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비용 절감을 할 때는 ▶얼마나 빨리 비용절감 효과가 나느냐(스피드)▶비용절감 때 따르는 위험(리스크)▶계속 줄일 수 있느냐의 여부(지속 가능성)▶비용 절감이 미치는 효과(영향) 등 네가지 기준에 따라 해야 한다."

김동섭 기자

don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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