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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용의자 1명 추적 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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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발리 폭탄 테러 참사를 수사 중인 인도네시아 경찰은 15일 폭발 직전 상황을 목격한 두명을 확보, 이들의 진술을 통해 핵심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도네시아 남성에 대한 조사에 나서고 있다. 경찰 대변인은 "폭탄 테러가 발생했던 사리클럽의 경호원 1명 등 2명이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출입문 부근에서 흰색 플라스틱 용기를 갖고 있던 '수상한 사람'을 목격했다고 밝혔다"고 공개했다.

다이 바크티아르 인도네시아 경찰청장도 이날 "M S라는 머리글자만 확인된 인도네시아인 1명을 추적 중"이라며 "이 남성의 훼손된 신분증이 사건 현장에서 발견돼 목격자들의 진술과 이 남성의 관련 여부를 여러 각도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도네시아 경찰 당국은 15일 이번 폭탄 테러로 거대한 구멍이 생긴 점, 희생자 수 등으로 미뤄 폭발음이 반경 15㎞에 달하는 강력한 군용 폭탄인 C-4와 TNT 등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급진 무장 이슬람단체였던 라스카르 지하드가 발리 테러 직전에 자진 해체한 사실이 드러나며 의혹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라스카르 지하드의 자말 지부장은 15일 "인도네시아 이슬람 성직자들이 최근 라스카르 지하드의 지도자 오마르 탈리브의 급진 노선을 따를 수 없다며 해산을 지시했다"고 공개했다. 실제로 지하드의 홈페이지는 발리 테러가 발생한 12일 이후 폐쇄됐다. 이 때문에 정보 당국 일각에서는 "테러 이후 지하드가 인도네시아와 국제 사회로부터 발리 테러를 주도했다고 지목돼 최대 위기를 맞을 것을 우려, 사전 해체한 듯 꾸미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발리 테러에 이어 싱가포르 남쪽에 있는 바탐 유전(油田)에 추가 테러가 발생할 것이라는 소문이 현지에 나돌아 바탐 주정부와 경찰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바탐 유전엔 미국과 일본·유럽 자본이 투자한 5백여개 석유 기업이 있으며, 1백40만배럴 규모인 인도네시아 산유량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어 테러가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다.

○…이번 사건으로 최대 인명 피해를 본 호주는 이날 연방경찰국 소속 수사관을 현지에 급파했으며, 이날 현지에 합류한 미 연방수사국(FBI)요원도 인도네시아 경찰과 함께 이번 사건과 이슬람 과격단체의 관련성을 수사하고 있다. 프랑스도 발리에 조사단을 파견키로 했다.

덴파사르(인도네시아)=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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