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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2개로 분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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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동원그룹이 2세 경영체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14일 동원증권·투신운용·창업투자·캐피털·상호저축은행 등 금융사업군을 동원금융지주회사(가칭)로 묶고, 수산부문은 신동원산업(가칭)으로 분할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동원그룹은 한국무역협회장을 겸하고 있는 김재철 회장의 장남 김남구(39)씨가 관장하는 금융 부문과 차남 김남정(29)씨의 식품 부문으로 재편된다.

장남 金씨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동원산업으로 입사했다. 이후 일본 게이오(慶應)대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91년 동원증권 대리로 입사해 2000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차남 김남정씨는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98년 동원산업에 입사, 동원F&B를 거쳐 지난해부터 동원엔터프라이즈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올해 초부터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MBA 과정에서 유학 중이다.

동원그룹의 2세 경영체제는 지난해 4월 식품 부문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신설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동원엔터프라이즈는 2000년 11월 동원산업에서 분리된 동원F&B를 비롯해 동원Enc·동원식품 등 5개 식품 관련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 회사의 지분 중 차남 金씨의 지분이 33.1%에 이르러 金씨가 실질적인 대주주로 부상했다.

이번 동원산업의 기업분할은 2세 경영체제의 완성편에 해당한다. 金회장의 장남이 37.4%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동원산업은 수산 부문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금융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

동원은 금융·식품 부문으로 회사를 재편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자로 동원산업을 동원금융지주사와 신동원산업으로 분할한 뒤 신동원산업의 지분을 동원엔터프라이즈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과 식품이 완전히 둘로 나눠지게 돼 2세 경영체제가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2세 경영체제를 본격화하고 경영효율을 높이려는 것이 이번 분할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동원산업의 기업분할은 기존 주주들에게 신설법인인 동원금융지주와 신동원산업 주식을 55대 45로 배정하는 인적분할 방식이다. 동원산업 주식 1백주를 갖고 있는 주주는 동원금융지주 55주와 신동원산업 주식 45주를 받게 된다.

동원그룹은 金회장이 69년 수산업의 동원산업을 창립하면서 출범했다. 이후 식품·물류·정보통신·금융·건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으며 현재 동원산업을 비롯해 16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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