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에 심은 '희망의 산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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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 12일 오전 백두대간 주능선인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대관령 일대.

1천여 명의 시민들과 시민단체 회원, 공무원 등이 오전 11시30분부터 해발 8백∼1천2백m의 대관령∼능경봉∼고루포기산 일대에서 산삼을 심고 있었다.

손이나 나무 꼬챙이·채종삽으로 어린 산삼과 씨앗을 정성스럽게 땅속에 심은 뒤 자신들만이 알 수 있는 표지를 남겼다.

이날 하루 동안 3년생 어린 산삼(장뇌삼) 4천뿌리와 씨앗 2만5천개가 대관령의 활엽수림 지대에 심어졌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백두대간에서 수거한 올무·덧 등도 함께 전시됐다.

중앙일보 J&P(월간중앙)와 백두대간보전회가 공동 주관한 '백두대간 산삼심기' 행사는 개발로 훼손되고 있는 백두대간을 되살리기 위해 1997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백두대간보전회 김원기(47)회장은 "산삼은 건강한 천연림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백두대간 보존의 깃대종(지표종)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산삼심기 행사 장소를 지리산과 설악산 등 전국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지역 마라톤 동우회(축지클럽) 회원 5명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김남오(48)씨는 "직접 산삼을 심고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산림보존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해초교 김준열(12)군은 "어른이 돼 내가 심은 산삼이 얼마나 자랐는지 반드시 와 보겠다"며 활짝 웃었다.

대관령=홍창업 기자

hongu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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