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녹화사업' 지시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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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980년대 초반 운동권 출신 대학생들을 강제 징집해 운동권 동향 파악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녹화사업'이 당시 군 최고 수뇌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지시됐음을 보여주는 문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11일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녹화사업과 관련해 국방부장관에게 올린 공문을 지난 8월 국방부 문서고 실시조사 과정에서 찾아냈다"면서 "이 문서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장관이 참모본부를 동원해 녹화사업을 입안·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규명위가 이날 공개한 문건은 82년 7월 육참총장이 국방부장관에게 조치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국방부장관이 지시한 사항(상부 지시(특) 사항)의 조치 결과 보고'란 제목과 함께 "문제 사병의 전방 근무를 유도하고 (이 중)신원조회 관계자는 지구 보안부대와 협조, 소속 부대에서 최대한 활용토록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규명위는 "이 문서가 '대통령 각하 지시 사항철'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녹화사업 배후는 全전대통령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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