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언론 성향 평가 '언론문건' 보도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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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당직자가 지난 9일 선대위 본부별 대선기본계획 보고회에서 특정 언론사의 보도방향과 간부들의 성향, 이에 따른 대응전략 등을 담은 언론 관련 문건을 보는 장면이 인터넷 신문 기자에게 포착됐다.

'오마이뉴스'는 10일 기사와 함께 선대위 조직위원장 박주천(朴柱千)의원이 이 문건을 보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

'한국일보 성향 및 접근 방안'이라는 이 문건에는 "한국일보가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 타개를 위해 '친DJ 논조'를 폈고, 현 정권의 도움으로 위기를 타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한국일보 장재구(張在九)회장의 성향은 '친 DJ정권'으로 분류됐다.

문건은 "고 장기영(張基榮)회장의 차남인 張회장은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윤국병(尹國炳)사장은 명목상의 사장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게 내부의 평"이라고 돼 있다.

문건은 이어 "언론사 특성상 편집국 출신 尹사장은 내부관리용이고, 주요 경영권은 張회장이 행사하고 있다"며 장재근(張在根)전 회장 구속 후 張회장의 사내 장악력이 확대됐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한국일보 업무부 출신의 한 동포가 개인적으로 朴의원에게 주고 간 서류로 우리 당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언론 길들이기 차원에서 만든 문건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남정호 기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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