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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전방위 열풍 … 영화처럼 재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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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LG전자 법인장인 백형식 상무가 지역 딜러 등 현지인 400여 명을 모아놓고 개최한 ‘인피니아 풀HD(초고화질) LED 3D(발광다이오드 3차원) TV’ 제품 설명회. 시작부터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프레젠테이션이 3D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현장 취재를 한 두바이 트레이스미디어의 모하메드 에르샤드 기자는 “20분 브리핑 시간이 단편영화처럼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봉은중 학생들이 ‘천연섬유의 구조와 특징’에 관한 수업을 받던 중 모·마·면 등의 섬유구조가 3D 영상으로 나타나자 신기해하고 있다. [레드로버 제공]

3D 하면 으레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와 3D TV를 연상하기 쉽지만, 3D는 산업과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급속히 침투하기 시작했다. 기업체의 프레젠테이션은 물론 교육·게임·의료·출판 등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것. 3D를 구현하는 기기도 다양해져 TV와 프로젝터에 이어 노트북과 PC까지 출시돼 콘텐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교육 현장을 보자. 교실 수업이 3D로 진행되고, 백과사전과 동화책에 3D가 적용된다. 충남 논산 건양대는 입체영상 강의를 위한 사이버스튜디오를 열고, 부산 동아대는 ‘i스튜디오’라는 3D 기반의 화상강의시스템을 도입했다. 서울 삼성동 봉은중에서는 5월 말 가사 수업 시간에 3D 교육시스템을 적용한 ‘천연섬유의 구조와 특징’ 수업을 시범 실시했다. 이 수업을 진행한 윤남희 교사는 “직접 보여주는 것이 최고다. 다양한 섬유를 3D로 생생하게 보여줘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교육용 콘텐트를 다루는 출판계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아동도서 전문 출판사인 삼성당은 3D 증강(增强)현실 시스템을 도입한 『공룡이 살아있다』를 최근 출간했다. 또 3D 콘텐트 기업인 빅아이엔터테인먼트는 아가월드와 함께 세계 명작동화에 3D 동영상이 결합된 3D 세계명작 동화를 제작했다.

3D 프레젠테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레드로버 직원들은 요즘 눈코 뜰 새가 없다. 기업들이 3D 프레젠테이션의 묘미를 깨닫기 시작하면서 일감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도 4월의 창립 10주년 행사를 레드로버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3D 프레젠테이션으로 진행했다. 레드로버의 정지윤 차장은 “3D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대부분 신기해하면서 발표 내용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가전업체 밀레는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본사에서 열린 직원 대상 사내교육에 3D 가상현실을 활용했다. 가상현실 공간에서 주방가전 제품을 교체하거나 분해하고, 주방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제품의 색상·위치를 손쉽게 바꿀 수 있었다.

3D 영상기술은 의료현장에서도 인기다. 3D 초음파 기기 등 의료영상기기에 3D 기능을 장착한 영상진단기기가 올 들어 부쩍 많이 나오고 있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 신체 부위를 컴퓨터가 3D 영상으로 자동 추적하는 기능이 요긴하게 쓰인다. 특히 3D 내시경을 쓰면 입체감이 더해지면서 심장과 혈관 등 미세한 수술 과정에서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심재우 기자

◆3D 증강현실=우리 주변의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을 합성해 원래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게 하는 컴퓨터 그래픽. 최근 휴대전화에 접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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