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 망원경·중성미자 검출장치 발명 별 내부까지 볼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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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우주 관측의 새로운 방법을 개척했다.

미국 어소시에이티드 유니버시티사의 리카르도 지아코니 박사는 X선 망원경을 만들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레이먼드 데이비스(천체물리학과)교수와 일본 도쿄대 고시바 마사토시(국제 입자물리센터) 박사는 '중성 미자'라는 특수 입자를 관측하는 기기를 만들어 실제 관측에 성공했다.

우주를 관측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보통의 천체 망원경으로 보는 것.

이는 별이나 은하에서 나오는 가시광선을 보는 것이다.

하지만 천체는 가시광선 말고도 X선·중성미자 등 수많은 종류의 광선과 입자들을 뿜어낸다.

그래서 이런 특수광선과 입자를 관측해도 어떤 천체가 우주 어디에 존재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별이 광선이나 입자를 얼마나 많이 내 쏟는지, 에너지는 얼마인지 측정하면 별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

특수광선과 입자를 관측해 별과 은하의 구조를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X선 망원경과 중성미자 검출장치의 발명은 우주과학을 한단계 도약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노벨상을 받은 이유다.

지아코니 박사가 만든 X선 망원경은 블랙홀·중성자별 등 특수한 천체를 찾아내고, 그 성질을 연구하는 데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데이비스 교수는 1970년 미국 사우스 다코다주에 중성미자 검출 용액 6백15t이 들어간 초대형 검출장치를 최초로 제작, 태양에서 나오는 중성미자를 관측했다.

고시바 박사는 다른 종류의 검출장치를 만든 뒤 87년 우주에서 초신성이 폭발했을 때 나온 중성미자 12개를 찾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한편 중성미자는 질량을 갖고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우주의 탄생과 진화를 설명하는 이론이 크게 달라지게 돼 현재 일본에서 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박방주·권혁주 기자

b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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