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책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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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나폴레옹, 괴테, 베토벤, 쇼펜하우어, 스탕달, 하이네 같은 '훌륭한 유럽인'이 되자. 하나가 될 수도 있었으련만,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이러한 애국적 편견과 편협한 지방주의적 분위기로부터 어떻게 위대한 문화가 발생할 수 있는가…. 언제 새로운 인종,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할 것인가? 언제 '하나의 유럽'이 탄생할 것인가?『철학 이야기』(윌 듀란트, 황문수역, 고려대학교 출판부)

그리스의 고대 도시들, 이탈리아의 여러 박물관들을 거쳐 지금 파리에 와서 이 글을 씁니다. 참담한 마음으로 씁니다. 불과 2년 전에 다녀간 나라들인데, 달라졌습니다. 하나의 유럽이 되어 있습니다. 유로 화폐 하나면 만사형통, 심지어는 여권 보자는 관리도 없어졌습니다. 프랑스 계 캐나다인으로, 미국에서 철학을 가르치던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은 1950년 어름, 우리나라에서 초역된 것은 1975년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달라져 있는가 하고 둘러보니 참으로 참담합니다.

이윤기<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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