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빈 임명서 가택연금까지]공약 쏟으며 화려한 등장 말바꾸기 거듭 신뢰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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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 신의주 특별행정구의 소통령(小統領)이 되려던 양빈의 야망이 자칫 '12일 천하'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북한이 지난달 24일 양빈을 신의주 특별행정구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하자 그때까지 중국의 신흥 부호에 불과했던 양빈은 일약 뉴스 메이커로 떠올랐다. 이때부터 양빈은 CNN을 비롯한 언론매체를 상대로 수많은 말과 장밋빛 계획을 쏟아냈다.

그는 장관에 임명된 직후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의주 특구의 초대 법무장관은 유럽인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27일 선양(瀋陽)의 기자회견에서는 "모든 외국인이 30일부터 무비자로 신의주에 입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신의주 특구에 대한 그의 약속은 대부분 공약(空約)이 됐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리라던 30일 외국인 입국이 불허됐다. 그러자 그는 "8일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당일이 되자 또다시 "장벽이 설치되는 6개월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둘러댔다. 그 뒤로도 양빈의 말바꾸기와 둘러대기는 계속됐다. 그는 일주일밖에 안되는 짧은 기간에 ▶북한 국적을 취득했다▶북한 부총리급에 임명됐다▶나는 김정일 장군의 양아들이다 같은 믿어지지 않는 말들을 늘어놓았다.

최원기 기자 brent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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