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사, 北 강석주 외무副相과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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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미국 방북단이 3일 낮 특별 군용기편으로 평양에 도착, 북측과 첫 회담을 했다.

북·미 간 대화는 2000년 11월 콸라룸푸르 미사일 협상 이래 약 2년 만이며,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북측 협상대표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차관)이 수석대표로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미측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 사찰 수용, 미사일의 검증 가능한 규제와 수출 중단, 재래식 전력 감축과 후방배치, 인권 개선이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와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이에 대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우선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켈리 차관보는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 평양방송은 이날 켈리 차관보 방북에 맞춰 "미국의 끈질긴 적대시 정책으로 우리와 미국의 적대 관계는 냉전이 종식된 후에도 풀리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그러나 "우리는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들이라도 우리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버린다면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성렬 주유엔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는 이와 관련, "이번 회담이 양국의 적대관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북·미 양측은) 한국전쟁의 휴전상태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협정을 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서울=오영환 기자, 도쿄=오대영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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