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한민국, 록에 빠지다 … 지산 록 페스티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경기도 이천시 지산 리조트에선 ‘지산 록 페스티벌(이하 지산 록페)’이 펼쳐졌다. 이천시 한 구석에 자리잡은 행사장에 무려 7만 여명의 관객이 몰렸다. 규모로만 따지면 올 여름 최대 록 페스티벌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제 아무리 덩치가 큰 축제인들, ‘안 겪어봤으면 말을 하지 마시라’다. 글로 풀어내는 대신 한번 직접 가보는 걸로 충분하다.

그렇다 해도 개인 사정상 갈 수 없었던 이들도 많았으리라. 그래서 준비했다. 이름하여 ‘수준별로 알아본 록 페스티벌 100배 즐기기’.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치러진 지산 록페 현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초급자: 메인 무대를 사수하라

지산 록 페스티벌이 지난달 30일부터 이천시 지산 리조트에서 열렸다. 무더운 날씨에도 7만여 명이 운집해 성황을 이뤘다. 지난달 31일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에 열광하는 관객들. [김성룡 기자]

지산 록페에는 두 개의 대형 무대가 있다. 하나는 ‘빅 탑 스테이지(Big Top Stage)’라 불리는 메인 무대다. 매시브 어택·펫샵 보이즈·뮤즈 등 이름 깨나 날리는 해외 뮤지션들이 이곳에 올랐다. 또 하나는 ‘그린 스테이지(Green Stage)’다. 행사장을 가로지르면 마주치는 언덕배기에 있는데, 크기는 빅 탑 스테이지의 절반 수준이다. 브로콜리너마저·뮤트매스 등 다소 무게감은 떨어져도 음악성만큼은 뒤지지 않을 아티스트들이 이곳에서 연주를 했다.

록페 초급자라면 무수한 밴드들이 헷갈릴지 모른다. 이럴 땐 메인 무대를 사수하면 된다. 한두 번쯤 들어봤을 뮤지션들은 대개 메인 무대에 오른다. 지난달 31일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무대에 오른 영국 일렉트로닉 팝 듀오 ‘펫 샵 보이즈’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매혹적인 전자음이 들려오자 2만 여명의 관객들이 한꺼번에 무대로 몰려들었다. 특히 히트곡 ‘고 웨스트(Go West)’의 익숙한 전주가 시작되면서 전체 관객이 한꺼번에 폴짝폴짝 뛰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중급자: 다양한 음악을 섭취하라

아무리 록 페스티벌이라 해도 죽어라 록 음악만 들을 순 없다. 특히 지산 록페의 경우 록 이외의 장르도 적지 않게 배치한 편인데,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다양한 장르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31일 오후 메인 무대에는 국내 유일의 스카 밴드인 ‘킹스턴루디스카’가 올랐다. 9인조 브라스 밴드가 풀어내는 낯선 음악에 한국 관객은 물론 외국인 관객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빠져 들었다. 행사장 한 켠엔 ‘일렉트로닉 스테이지(Electronic Stage)’도 마련돼 있었다. 매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유명 DJ의 클럽 음악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상급자: 록은 패션이다

옷차림이 튀면 좀 더 화끈하게 록페를 즐길 수 있다. 지산 록페는 패션 페스티벌이기도 했다. 무지개색으로 옷을 맞춘 일곱 명의 여성들이 오가는가 하면, 비키니에 가까운 옷차림의 여성들도 적잖았다. 각종 패션 문신을 새긴 남성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사흘간의 록페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선 캠핑 용품은 필수다. 텐트나 돗자리에 누워서 음악을 즐기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지산 록페는 뜨거운 여름을 즐기는 캠핑장이자 패션쇼이기도 했다.

이천(경기)=정강현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