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모두 가부장적 의식 버려야" 창립 15주년 맞은 여성민우회 김상희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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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국의 대표적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가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한국 여성운동의 한복판에 위치해온 민우회의 발자취와 앞으로의 계획을 김상희(金相姬·48)상임대표로부터 들었다.

-그간의 활동을 간략히 평가한다면.

"발기인 2백명의 소모임이 지금은 전국 11개 지부에 9천여명의 회원을 가진 조직으로 성장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정(1989년), 성폭력특별법 제정(93년) 등 법률 제·개정 운동에서 성과를 거뒀다. 지금은 환경·생활협동조합 운동 등 생활 운동에도 열심이다."

-민우회가 처음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87년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대중이 참여하는 여성운동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민우회(民友會)란 이름에 대중적인 여성 운동과 여성들의 단결을 바라는 뜻을 담았다."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성희롱'이란 개념조차 없던 93년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 사건을 계기로 성희롱 문제를 법제화했다. 또 95년 기업들이 여성 용모에 기준을 둬 차별 고용하는 실태를 고발, 현재는 용모 차별이 성차별 행위로 금지됐다."

-어려웠던 점은.

"회원과 예산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 한해 예산 8억원 중 회원 회비로 30%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지원금·자체 사업 등으로 마련한다. 여성 운동을 더 대중화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시민들도 시민단체나 봉사활동에 더 참여해주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운동 방향은.

"법·제도는 성 평등 사회에 가깝게 발전해왔다. 하지만 남녀 모두 가부장적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까지 성차별 없는 사회의 골간을 만들어왔다면 앞으로는 알맹이를 채울 때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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