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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검객 김상훈 대회 첫 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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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기대했던 펜싱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한국은 대회 첫 메달을 얻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색깔은 금색이 아닌 은색이었다. 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 강서체육관. 한국은 '금메달 0순위'로 꼽았던 김영호(32·대전도시개발공사)가 준결승에서 탈락한 대신 '복병' 김상훈(29·울산시청)이 결승에 진출했지만 중국의 왕하이빈에게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준결승에서 중국의 우한성을 15-13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김상훈은 초반 한 점씩을 주고 받는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 '아레'(칼을 쭉 뻗은 상태에서 상대 공격을 받아치는 기술)가 잇따라 먹혀 11-8까지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큰 경기 경험이 적은 김상훈은 오히려 서두르다 상대의 역습에 내리 7점을 허용, 다 잡았던 금메달을 내줘야 했다.

왕하이빈은 특유의 변칙 공격을 적절히 사용하는 노련미를 과시하며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동시에 부산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도 차지했다.

왕하이빈은 준결승에서 김영호를 꺾음으로써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왕하이빈은 초반 5-0, 6-1까지 일방적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이날따라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던 김영호는 주심의 판정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페이스를 잃었다. 김영호는 1-6에서 5-6까지 따라가는 저력을 보였으나 이후 허무하게 점수를 허용하며 9-15로 완패했다.

한편 남자 에페의 기대주 구교동(30·울산시청)도 4강까지는 순항했으나 준결승에서 중국의 자오강에게 10-15로 완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김영호와 구교동은 3-4위전에서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져 동메달도 건지지 못했다.

첫날 남자 펜싱에서 중국은 금 2개를 독식해 기세를 올렸다.

부산=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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